눈부시게 성장한 ‘가정간편식’ 열풍… 급식에도 불까
눈부시게 성장한 ‘가정간편식’ 열풍… 급식에도 불까
  • 김기연·유태선 기자
  • 승인 2020.06.1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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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단체급식과 가정간편식(HMR) (1)
코로나19 사태, 단체급식 변화와 함께 가정간편식 필요성도 ‘솔솔’
가정간편식, 아직은 인스턴트식품으로 인식… “급식 취지에 안 맞아”

[대한급식신문=김기연·유태선 기자] 최근 ‘가정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 HMR)’이 급격하게 식품산업의 주류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각종 언론매체와 SNS 등에서는 가정간편식을 주제로 보도와 담론을 이어가고 있으며,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기관에서도 관련 산업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정간편식이 단체급식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사태는 역설적이게도 가정간편식의 성장을 가속화시켰고, 이는 단체급식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본지에서는 ‘단체급식과 가정간편식’을 주제로 3회에 걸쳐 기획 보도를 연재한다.
- 편집자주 -

 

성장 가속화되는 ‘가정간편식’

‘가정에서 간편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미리 만들어 파는 음식’. 가정간편식(이하 HMR)의 사전적인 정의다. 식품공전에서는 보다 자세히 정의했다. ‘단순한 조리과정만 거치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재료를 가공·조리·포장해 놓은 음식’이다.

HMR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필요한 조리의 정도에 따라서 ▲즉석섭취식품(RTE, Ready to Eat) ▲즉석조리(완조리)식품(RTH, Ready to Heat) ▲즉석조리(반조리)식품(RTC, Ready to Cook) ▲신선편의 식재료(RTP, Ready to Preapare)로 구분할 수 있다.

즉석섭취식품은 더 이상의 가열·조리과정 없이 구매 직후 바로 먹을 수 있는 식품이다. 최근 각광 받는 식품 중 편의점 도시락이 이에 해당하고, 김밥, 샌드위치도 즉석섭취식품에 해당한다.

즉석조리(완조리)식품은 전자레인지나 뜨거운 물에 단시간 데운 후 섭취 가능한 식품이다. 즉석밥, 즉석죽, 레토르트 제품이 즉석조리(완조리)식품에 해당한다.

신선편의식품은 ‘농·임산물을 세척, 박피, 절단, 세절 등의 가공공정을 거치거나 식품 또는 식품 첨가물을 가한 것으로,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다. 포장된 샐러드나 절단된 과일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같은 HMR 시장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해 발표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HMR 시장 규모는 2조7421억 원으로 2015년 1조6823억 원 대비 63% 성장했다. 이를 기반으로 추정한 2018년 HMR 시장 규모는 2017년 대비 17.3% 증가한 3조2164억 원에 달한다.

코로나로 주목된 ‘학교급식 간편식’

이처럼 급성장한 HMR이지만 그동안 단체급식 분야와는 큰 접점이 없었다. 어찌 보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개인이 식사를 대신할 방법을 고안하다 도출된 방법인 HMR과 집단의 식사를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목적인 단체급식은 HMR을 주식으로 선택할 이유가 딱히 없는 편이다.

이런 가운데 그나마 학교급식이 선택했던 HMR은 신선편의식품이 절대다수였다. 초등 돌봄교실에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제공된 과일간식이 대표적이다. 농식품부는 2018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먹기 좋게 소분 포장한 제품을 만들어 제공했고, 학부모들의 호응은 높았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올해 초 급격히 확산되면서 등교 개학이 전면적으로 중단됐고, 70일 이상 늦춰진 등교 개학 속에서 학교급식도 적지 않은 변화를 맞이했다. 집단감염 확산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결행된 등교 개학이어서 집단감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구역인 급식소는 감염 확산 가능성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선에서는 조리와 배식, 식사시간이 줄어드는 ‘간편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교육 당국도 “개학 후 당분간은 다양한 메뉴는 줄이고, 조리와 식사시간을 줄어드는 동시에 잔반도 남지 않도록 급식을 운영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학교 실정상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위탁이나 도시락 급식도 학부모 동의를 거쳐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에서는 등교 개학 후 며칠간은 국물 없는 메뉴와 완제품 음료를 디저트로 넣는 등 메뉴를 변경해 운영했다. 또한 돌봄교실에서는 간편한 주먹밥과 제철과일을 선보인 지역도 있었다.

이 같은 간편식 지침이 내려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몇 년간 노조를 중심으로 조리 종사자들이 집단파업을 시행할 때마다 뚜렷한 대안이 없었던 교육 당국과 학교 측은 ‘정식 급식’ 대신 간편식을 제공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때 제공된 간편식은 현재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HMR이 아닌, 사실상 빵과 우유와 같은 대체식이 많아 적지 않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변화는 급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관측된다. 단순히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한 방향 앉기, 칸막이 설치, 식사 중 잡담금지 등은 급식 운영과 직접 관련성이 없는 대책이지만, 간편식 제공, 위생, 조리·배식시간 단축 등의 목적을 위한 대책 도입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HMR, ‘선택할 수도 안 할 수도’

다만 단체급식, 특히 학교급식에서 급격하게 HMR 사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은 아직 시기상조다. HMR이 갖는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관련 기관에서 HMR이라는 명칭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전에는 대부분 가공식품은 이른바 ‘인스턴트식품’이라고 불렸다. HMR 역시 신선편의식품을 제외하면 인스턴트식품으로 인식하는 시각이 대세다.

인스턴스식품이 갖는 영양 불균형과 각종 첨가물, 맛 위주의 음식 구성, 유통기한 보존을 위한 인위적인 장치 등은 학교급식에서 쉽사리 선택할 수 없는 과제다.

경기도 A초등학교 영양교사는 “학교급식법과 각종 지침을 엄격하게 준수한다면 현재의 HMR은 결코 사용할 수가 없다”며 “학교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이라 간편식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급식에서 인스턴트식품으로 볼 수 있는 HMR을 쓸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인스턴트식품이 학교급식에 상당수 진입해 있는 마당에 HMR은 왜 안 되느냐는 지적도 있다.

경기도 B중학교 영양사는 “소시지와 햄을 비롯해 각종 인스턴트식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급식 단가를 맞출 수가 없다”며 “고교뿐만 아니라 입맛이 거의 길들여졌고, 먹는 양도 많아지는 중학교에서는 어쩔 수 없이 쓸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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