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호 법조칼럼] 우리가 알고 있는 농업의 모습
[조성호 법조칼럼] 우리가 알고 있는 농업의 모습
  • 법무법인(유한) 강남 조성호 변호사
  • 승인 2020.10.2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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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유한) 강남 조성호 변호사
조성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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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경쟁력이 약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런 열악한 현실을 타개하고 발전하기 위해 농업계는 여러 시도를 했고,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일례로 친환경 농업이 바로 그것. 이 같은 친환경 농업을 확대시키기 위해 학교급식을 중심으로 한 공공급식에서 친환경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다. 다소 가격이 비싸지만 친환경농산물을 선호하는 배경에는 국민들이 친환경 농업을 바람직한 농업의 변화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농업 외에도 단순한 생산을 넘어 농산물의 가공과 판매 그리고 생산지 관람 및 체험 등을 추가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6차산업(농촌융복합산업)도 농업계는 육성해왔다. 또한 올해 ‘치유농업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농작물 재배와 관람 등을 통해 신체, 정서, 심리 등의 건강을 도모하는 시도가 이뤄졌고, 여기에 더해 스마트농업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이런 와중에 과연 국민들은 변화된 농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수년 전 충남의 한 화훼농가가 재배시설을 대중에 개방해 입장료를 받았는데 의외로 관람 수입이 꽤 괜찮았다. 농업계는 해당 농가를 ‘자랑스러운 6차산업인’으로 선정해 성공사례로 알리기도 했었지만, 그 결과는 어땠을까.

한국전력공사는 해당 화훼농가를 더 이상 재배농가로 보지 않고 관람시설인 식물원으로 분류해 전기요금을 농사용에서 서비스업으로 적용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같은 입장은 결국 조율되지 않은 채 재판으로 이어졌고, 1심법원은 전기 사용이 농사용에 국한되었으므로 농사용이 맞다고 봤다. 하지만 항소심(2심)과 대법원(3심)은 해당 농가를 서비스업으로 보고, 농사용이 아닌 일반 전기요금 대상으로 최종 판단했다.

이 기준에 따른다면 겨울철 비닐하우스 딸기농장에서의 딸기체험은 서비스업에 해당돼 농사용 전기요금이 안 될 수도 있다. 치유농업도 마찬가지다. 치유라는 명목으로 받는 수입이 서비스업으로 분류돼 농사용에 해당되지 않을 수 있다. 최근 농업계는 스마트농업을 전격 도입해 시설을 활용한 관람, 전시 혹은 체험학습, 치유 활동 등을 복합 추진 중인데 과연 이러한 것들이 농업으로 분류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전기요금에만 국한될까. 실제 농업 분야는 세금감면 등 여러 혜택과 지원이 있는데 농업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농업계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자칫 기존 농업방식을 벗어나면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변화의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다. 즉 다시 호미와 쟁기를 든 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번 화훼농가 항소심과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재판부의 농업 개념이 과거 호미와 쟁기를 쓰던 시절에 함몰됐던 건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즉 변화된 농업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으로 ‘농업이 아닌 것이 농업의 혜택을 받는 것’이라 판단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정부가 6차산업, 치유 및 스마트농업 등을 추진하면서 농업지원 제도도 함께 살펴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변화하는 농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국민이 생각하는 농업에 대한 인식변화를 지속해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진정 우려되는 것은 농업계 변화의 몸부림이 외부인이나 국민이 보기에 자칫 ‘탈농(脫農)’으로 보인다면 농업 발전을 위한 노력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

대한급식신문
[조성호 변호사는.....]
-대한급식신문 고문 변호사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서울대학교 농경제학과 졸업
-現 법무법인(유한) 강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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