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경력의 노장 영양사가 전하는 메시지
40년 경력의 노장 영양사가 전하는 메시지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2.01.13 17: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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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작년 12월, 모든 이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했던 급식천사의 뉴스를 다들 알고 있으리라. 신년호 새 연재물인 ‘칭찬릴레이’의 첫 주인공이기도 한 전영옥 영양사는 우리 세대에게 참으로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고 있는 산증인이다.

그녀는 27년간의 선행이 크게 알려진 것에 대해 연신 쑥스럽다며 한없이 자신을 낮췄다. 올해 64세인 그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많은 선행을 하는 이들도 많은데 자신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 같아 맘이 편치 않다고 했다. 오히려 선행의 가장 큰 수혜자는 자신이라 역설하니 정말 겸손의 극치가 아닐 수 없겠다.

어찌 보면 우리는 참 안타까운 세대를 살고 있다. 날이 갈수록 험악한 뉴스들이 활자들을 빼곡히 채우는데다, 조금의 손해라도 본다면 자신의 몸이 떨어져나가는 마냥 이권을 지키기에 필사적이다. 나눔의 가치를 안다면 정녕 이럴 수는 없을 것인데 말이다.

전 영양사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조금 꺼내보자면 그녀는 30년 넘게 한 직장에서 근무하다 회사가 문을 닫는 바람에 정든 직장을 떠나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의 성실함을 알아본 주변 이들은 앞 다투어 그녀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결국 직장을 떠난 지 1달이 못돼 두 번째 둥지를 틀게 됐고, 나눔의 실천을 지금까지 계속 이어오게 된다. 58세의 나이에 곧장 재취업된 것도 놀라울 따름인데 담당 회사 오너는 “한 회사에서 30년을 근무한 영양사를 우리 회사가 모실 수 있어서 큰 영광”이란 극찬까지 더했다.

그녀는 한평생 영양사로 살아오면서 근면과 성실, 정직이 모든 것을 풍요롭게 일궈나가는 일체의 비결이었다고 회고한다. 거기에다 축복의 가장 큰 통로인 나눔의 비결을 일찌감치 알아챘으니 자신은 정말 엄청난 행운아가 아니냐며 환하게 웃는다. 재미있게도 나눔을 더 늘려 가면 늘려갈수록 그에 필요한 물질들은 기가 막히게 채워졌다고 한다.

그녀의 이런 모습을 어렸을 때부터 꾸준하게 지켜본 딸은 자신도 어머니와 같은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현재 그녀의 딸은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아동과 노인 복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녀는 후배 영양사들을 위한 아낌없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현재의 상황이 영양사들에게 여러모로 힘들겠지만 그래도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킬 줄 안다면 하늘은 노력하는 자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지금의 안 좋은 상황만 바라보지 말고 더 나아질 상황을 바라보면서 자신 있게 고개를 들라고 조언한다. 무상급식 등 여러 급식 현안들이 전국적인 화제로 떠오르고 있는 마당에 지금의 상황이 영원하진 않을 것이란 혜안이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기회가 된다면 많은 이들을 도우라고 강조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눔은 결국 자신에게 부를 가져다주는 결과를 낳았다고 한다. 나눔을 실천하고 싶지만‘지금의 상황이 어려워서’, 혹은 ‘부요해지면 돕겠다’라는 생각은 애당초 버리라고 당부한다. 그건 나중에 기부할 상황이 찾아와도 기부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기부는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 꾸준히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한다.

2012년이 밝아왔다. 올 한해에도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우리는 또 웃고 울고 아쉬워하고 뿌듯해할 것이다. 새해에는 마음문을 더 활짝 열고 나를 떠나 우리 주위를 더 둘러보면 어떨까? 각박한 세상에 살고 있다지만 우리 개개인까지 각박해질 필요는 전혀 없다. 앞으로도 단체급식 분야에서 이런 소식이 기자의 귀에 자주 들어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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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ji0420 2012-05-25 18:07:23
위탁급식 업체 대표로서 한길을 걷는 모습은 진정한 프로의 모습입니다
특히 삶의 원천을 배려로 여기고 실천 하는 모습은 더욱 아름답고요
언제 우리 회사에 한번 모시고 우리회사 후배 영양사들에게 좋은 말씀 드드고 싶네요 항상 건강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