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숙] 학교 영양사의 비애
[김미숙] 학교 영양사의 비애
  • 편집국
  • 승인 2012.10.0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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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숙 부산 내리초등학교 영양사

▲ 김미숙 부산 내리초등학교 영양사
학교 회계직 영양사라는 이유만으로도 우리는 많은 차별을 받고 있다. 무기계약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행정실에서 음식을 싸달라 하면 안 되는 걸 알지만 어쩔 수 없이 싸줘야 하는 현실에 놓여있는 것이다.

1식, 2식, 3식 학교 급여 차이가 없다는 것과 학교마다 주는 수당의 차이도 너무 크다. 초과수당만 해도 하루에 4시간으로 제한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무제한으로 달아주는 학교도 있다.

그리고 세콤(지문으로 출퇴근을 찍고 초과수당 계산)을 사용하는 학교는 1분이라도 일찍 퇴근하면 1분이 모지라 1시간이 안된다는 이유로 1시간의 수당을 지급 안하는 반면 일지로 쓰는 학교는 10분 일찍 가도 1시간이 인정이 되니 하루로 치면 10분차이이지만 한 달, 1년으로 치면 엄청난 차이다.

보충수업 수당도 주는 학교와 안주는 학교가 차이가 나니 한 달 급여를 계산했을 때 돈에 후한 학교와 박한 학교의 급여 차이는 많다. 물론 영양사의 일은 똑같다. 더욱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희망 없이 일하는 것이다. 언제나 회계직일 것이라 생각하면 그 만큼 일에 애착이 가지 않는게 사실이다.

무기계약 또는 정규직으로 돌아갈 것이란 희망이 있다면 누구라도 더 책임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현재 실정으로는 1년 하고 그만두는 영양사도 다반사이다. 이로 인해 조리원들도 힘들어 지고 위생적이고 안전한 급식운영은 멀어진다.

그리고 학교마다 무기계약을 해주기도 하고, 안해 주기도 하는 하는 상황에서는 그야말로 로또와 다를 것이 없다. 2년이면 나가라고 할 이 자리에서 그 누가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을까!

이 모든 사항들에 대해 행정실에 문의를 하면 “우리 학교는 달라서 그렇다”라는 명료한 대답이 나온다.

2식 하는 학교 영양사 수도 마찬가지다. 2식 하면서도 영양사가 1명인 곳과 2명인 곳 또한 학교장 재량이라고 한다. 현재 사회는 학교급식의 중요성과 안전성을 강조에 열을 올린다. 식중독 사고며, 친환경 식재료며 갖가지 퀄리티 높은 급식현장을 말한다. 아이러니다.

가장 먼저 무엇을 바꿔야 급식의 질이 바뀔지는 말하지 않아도 자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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