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함유량 등으로 쇠고기 등급을 매기는 현재의 등급판정기준은 식품영양과 안전의 관점에서 새로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정부가 좋은 쇠고기임을 인증하는 '쇠고기 등급제'는 고기의 신선도나 안전성과 전혀 상관없는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의 '축산물 등급판정 세부기준'에 따라 현재 국내산 쇠고기는 근내지방도(지방함량), 고기색깔, 지방색깔, 조직감, 성숙도를 기준으로 등급을 결정한다. 지방을 많이 함유할수록 1++ 등급을 받으며 지방이 적으면 3등급을 받는다.
고기 색깔(육색)이 선홍색일수록 좋은 점수를 받고 검붉으면 낮은 평가를 받는다. 반면 지방색깔이 하얄수록 좋고 누런색이면 안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와 같이 정부가 지방함량과 색깔에 근거해 쇠고기 등급을 매기면서 마블링이 많은 고기가 마치 좋은 고기라는 잘못된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주고 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마블링은 단지 지방일 뿐“이라며 ”지방은 몸에 쌓일 수 있기에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게 전문가 대부분의 견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정부가 국민의 영양관리는 뒷전으로 미뤄둔 채 국민에게 성인병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지방을 많이 먹도록 권장하고 소비자는 1++과 같은 지방 많은 쇠고기를 비싼 가격에 먹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이런 쇠고기 등급제를 국내산 쇠고기에만 적용할 뿐 수입산 쇠고기에는 적용하지 않는 점도 문제라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현재 수입산 쇠고기는 해당 국가에서 판정받은 등급을 자율적으로 표시하면 된다. 이 때문에 수입산 쇠고기에 국내산 쇠고기처럼 1++과 같은 꼼수로 표기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애꿎은 국내 축산농가와 소비자만 피해를 볼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김 의원은 "식약처가 영양 및 안전과 무관한 쇠고기 등급제를 방관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농식품부 등 관계부처뿐 아니라 소비자, 축산농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제도개선추진단을 만들어 안전성, 도축일자 같은 유용한 정보를 담은 등급제 개선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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