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 어려운 학생에게 '100원 밥상'
한동대, 어려운 학생에게 '100원 밥상'
  • 홍인표 기자
  • 승인 2016.06.2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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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한동대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100원 밥상’을 선보였다.

학부모와 총동문회의 후원금으로 올해 1학기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프로젝트이지만 학교 측은 후원금이 모이면 계속사업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한동대는 5일 한 끼 식사비로 100원을 내는 ‘한동 만나’ 프로젝트를 지난달 23일부터 시작해 오는 17일까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100원 밥상은 학생이 식당 입구에 마련된 메뉴에서 ‘만나 메뉴’를 클릭한 뒤 ‘푸드 포인트’ 또는 학생증을 겸한 체크카드로 결제하면 2800원짜리 점심을 먹을 수 있다. 식사비 결제는 학생들의 양심에 맡기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학생이 100원 밥상을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학부생 4000여명이 지난 3일까지 구내식당에서 이용한 100원 밥상은 전체(1250끼니)의 약 50%(600끼니)에 그쳤다.

정모씨(24·경영경제학부)는 “솔직히 100원만 내고 밥 먹고 싶은 유혹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운 학우를 생각해 제값을 내고 식사를 한다”고 말했다. 한동대 관계자는 “일반 학생들은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동료를 위해 스스로 2800원을 내고 먹으면서 100원 밥상을 양보한다”면서 “양심을 속이면서까지 끼니를 채우려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학생들 사이에 정착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양심적 행동은 교내 빵집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 대학 빵집은 빵값을 가게 한쪽에 마련된 돈주머니에 넣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학 측은 “빵집의 손실률은 평균 0.3%를 밑돌 만큼 빵을 거저 먹는 학생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같은 각종 시험도 무감독으로 진행하고 있다.

100원 밥상은 해외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가 이 대학에 다니는 딸한테서 “주머니 사정이 곤궁해 밥을 제대로 못 먹는 친구들이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밥값을 기부하면서 시작됐다.

이 학부모는 기부금을 낸 뒤 대학 측에 e메일을 통해 “딸의 얘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고, 학생들이 식사 걱정 없이 건강한 학창시절을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은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대학 측은 이 학부모의 후원금에 한동대 총동문회와 학생회의 동참을 받아 모두 1250끼니의 100원 밥상을 만들었다. 한동대 관계자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굳이 100원을 내도록 한 것은 당당히 식사비를 내고 밥을 먹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렇게 모은 100원은 또 다른 기부행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100원 밥상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후원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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