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곤충 환자식’, 일반식보다 단백질 1.5배
국내 첫 ‘곤충 환자식’, 일반식보다 단백질 1.5배
  • 김나운 기자
  • 승인 2016.12.1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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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 김형미 영양팀장 암환자 등 34명 대상 연구결과 발표

 

▲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로 만든 고단백 환자식 돈가스(원 안의 사진은 갈색거저리 애벌레)

 

국내 식용 허가 1호 곤충식품인 갈색거저리를 먹은 환자의 단백질 섭취량이 일반 병원식을 섭취한 한 환자보다 하루 평균 1.5배 이상 많고 하루 섭취 열량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양팀(팀장 김형미)은 위·장관 수술을 받은 환자 34명(90%가 암 환자)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갈색거저리 분말(20명)과 일반 병원식(14명)을 3달 동안(8월 4일∼11월 2일) 제공한 결과를 발표했다.

환자의 식사 섭취량을 토대로 각 그룹별 열량·영양소 섭취량을 비교한 결과 갈색거저리를 섭취한 환자의 경우 하루 평균 열량섭취량이 965㎉로 일반 병원식을 섭취한 환자(667㎉)보다 300㎉ 가까이 많았다.

갈색거저리를 섭취한 환자의 하루 평균 단백질 섭취량은 38.8g으로 일반 병원식을 먹은 환자(24.5g)와 14g 이상 차이를 보였다. 지방 섭취량(하루 평균)도 갈색거저리 섭취 환자(28g)가 일반 병원식 섭취 환자(12.5g)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김 팀장은 “수술환자 등 중환자에게 단백질을 부족하지 않게 공급하는 것은 상처 회복·면역력 보강·체지방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영양불량 위험이 있는 환자에겐 2∼3일 이내에 열량·단백질을 요구량 대비 80% 이상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에서 단백질을 요구량의 80% 이상 섭취한 환자는 갈색거저리를 섭취한 20명 중 12명(60%)이었으나, 일반 병원식을 먹은 환자는 14명 중 4명(29%)에 그쳤다.

김 팀장은 “수술 후 갈색거저리를 섭취한 환자는 몸의 지방량과 근육량이 늘어난 반면 일반 병원식을 먹은 환자는 지방량·근육량이 모두 감소했다”며 “갈색거저리를 먹은 후 이상 반응은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고단백·고영양 식품인 갈색거저리를 환자 식사로 활용해도 괜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갈색거저리를 이용한 식사 섭취에 따른 영양 섭취 및 영양상태 변화 : 수술 후 환자를 대상으로)는 식용 곤충의 환자식 적용 가능성을 살핀 국내 첫 연구로 대한영양사협회 학술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한편 농촌진흥청(청장 정황근)은 지난달 28일 올해 3월 식품공전에 등재된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를 활용한 ‘고소애로 만든 환자식 메뉴’ 책자를 발간했다.

책에는 ▲암환자 고단백 식사 18종 ▲암환자 고단백 간식 15종 ▲위장관질환식 5종 ▲연하곤란식 8종 ▲케톤식(지방비율을 높힌 식단) 3종 ▲수술 후 환자식 3종 등 총 52종의 메뉴를 담았다.

주요 메뉴는 고소애 미트볼, 고소애 핫바, 고소애 자장면, 고소애 주먹밥, 고소애 김치전, 고소애 핫도그, 고소애 연두부미음, 고소애 스프, 고소애 케토 쉐이크 등이다.

이 메뉴들은 고소애 분말 등을 요리에 섞어 영양소를 보강하며 환자식 메뉴의 다양성을 높이고 먹기 편한 것이 특징이다. 책에는 수술 후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영양연구를 수행한 결과도 수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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