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현장을 가다 - 서울 송파구 장지초등학교
급식현장을 가다 - 서울 송파구 장지초등학교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10.03.2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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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송파구 장지택지 개발지구는 지역 특성상 맞벌이부부가 많아 학생들의 아침 결식률이 높다. 학생들의 건강과 영양을 챙길 수 있는 학교급식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이유다. 이에 장지초등학교는 영양만점의 안전한 급식 제공은 물론 아침 결식률을 낮출 수 있는 아침밥 먹기와 전통음식, 친환경급식에 대한 식생활교육을 본격화해 톡톡한 효과를 거두고 있어 화제다.

▲ 장지초등학교는 아침결식률을 낮출 수 있는 아침밥 먹기.친환경급식 등에 대한 식생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유도하고 있다.

“밥상머리 교육도 급식의 하나죠”
아침먹기·전통식문화·친환경급식 등 교육효과 ‘톡톡’


지난 3일 새 학기가 시작된 서울 송파구 장지초등학교의 점심시간. 급식실 앞에서 급식 순서를 기다리며 줄을 서 있는 학생들이나, 먼저 들어가 밥을 먹는 학생들이나 삼삼오오 짝을 지어 겨울방학 동안 나누지 못한 이야기꽃을 피우는데 여념이 없다.
“엄청 맛있어요. 김치는 아삭하고 힘이 불끈 솟아요. 급식실에서 친구들이랑 같이 밥 먹으면서 더 친해지는 것 같아 밥맛도 좋아요. 매일 좋은 반찬이 나오는데 오늘은 어떤 게 나올지 아침마다 기대돼요.” 6학년 김선영(13세) 군은 옆 친구들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으려는 듯 쉬지 않고 학교급식 자랑을 한다.

식당급식으로 공동체의식 높여

지난 2007년 9월 1일 6학급 80여 명으로 개교한 장지초등학교는 해를 거듭하면서 도약을 거듭해 올해 특수학급을 포함한 41학급 1,250여명이란 장족의 발전을 이뤄냈다. 이에 따라 644석의 급식실을 2부제로 운영 중이다.
“맞벌이 학부모가 많은 특성을 고려해 영양공급은 물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영양교사와 조리종사원, 배식도우미들의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진 급식환경을 발전시키기 위해 규칙 준수와 함께 청렴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죠.”
장지초등학교 초대 교장으로 부임해 현재의 발전을 진두지휘한 이재효 장지초등학교 교장은 향후 끊임없는 개선을 통해 학교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발전상을 제시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특히 학생수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개교 당시부터 현재의 규모를 유지해온 급식실운영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함께 급식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 공동체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은 장지초등학교 급식의 큰 장점으로 꼽힌다.
“항상 같은 친구들만을 보게 되는 학급생활에서 벗어나 전교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급식실에서 밥을 먹다보면 아이들의 활기가 한층 고조되는 것이 일반적이죠. 나와 같은 급식을 수백 명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은 아이들의 공동생활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민수 장지초등학교 영양교사의 급식실에 대한 자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식당급식의 최대장점은 음식을 차가운 것은 차갑게, 뜨거운 것은 뜨겁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에 따라 급식에 대한 만족도는90% 가까이 나오고 있습니다.”

확고한 식생활교육 기반 구축

장지초등학교는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의 ‘식습관 교육 프로그램’ 시행학교에 선정,맞벌이 등으로 ‘밥상머리 교육’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아침밥 먹기의 중요성과 함께 전통음식문화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바 있다. 장지초등학교가 지난해 프로그램 시행과정 중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아침을 안 먹는 가장 큰 이유는 ‘조금이라도 더 잠을 자기 위해서’, ‘아침밥을 차려 주는 사람이 없어서’로 나타났다.“지난해 프로그램의 대상은 5~6학년의 고학년이었습니다. 저학년은 부모님이 돌봐주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는 반면 고학년의 경우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 비중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직접 냉장고 문을 열어 아침밥을 차려 먹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교육 목표로 잡고 특별활동을 통해 이론과 조리실습을 겸한 식생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이민수 영양교사는 이와 병행해 매월 수업의 연장에서 쉬는 토요일 부모님이 직장에 출근해 집에 혼자 남아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체험학습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하루 일정으로 월마다 주제를 설정해 딸기·포도·사과 등의 농장체험을 진행하는 한편 여름방학 중에는 1박 2일의 농촌체험을 진행했습니다. 학생들이 먹을거리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한 것이였죠.”

새로운 도전, 친환경급식

장지초등학교는 지난해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축적된 식생활 교육 시스템을 바탕으로 올해 전교생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프로그램 대상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한정됐다면 올해는 아침밥과 전통식생활의 소중함을 전교생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체계를 준비하고 있는 것. 이를 위해 격주로 2시간가량 주어지는 특별활동을 통해 영양에 대한 이해와 비만, 편식 등을 교과내용으로 한 교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장지초등학교는 올해 급식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에 임하게 된다. 서울시의 ‘우수농·축산물 학교급식 지원사업’에 참여하게 돼 친환경농산물을 학교급식 식재료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지난 2007년 개교 이래 2008년과 2009년이 도약의 해였다면 올해는 안정적으로 학교급식을 운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친환경급식은 앞으로 장지초등학교의 급식분야 발전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좋은 이정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친환경농산물은 각 품목의 고유 인증번호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학부모들에게 장지초등학교 급식의 안전성과 영양을 보증할 수 있는 방편으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이민수 장지초등학교 영양교사

식생활 교육은 영양교사가 담당해야”

지난 1998년 학교급식과 인연을 맺은 이민수 장지초등학교 영양교사는 장지초등학교 개교 당시부터 함께 한 원년멤버다.
“장지초등학교의 급식은 현재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죠. 이에 따라 학생들의 입장에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불만을 줄일 수 있는 급식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죠. 개인적으로 학생들을 ‘손님’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손님들이 만족할 수 있는 영양만점의 안전한 급식제공이 최선의 목표죠.”
이민수 영양교사는 지난해 식습관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노하우를 체득했다고 말했다.
“교육을 받은 학생 중 한 명이 작성한 문구가 기억에 남습니다. 라면을 먹더라도 밀가루가 들어간 라면 말고 쌀로 만든 라면을 먹으라는 말을 했었는데 라면을 사러 마트에 갔더니 밀가루라면밖에 없어서 학교 앞에 있는 친환경매장에서 쌀라면을 사다 먹었다는 것이었죠. 올해는 이 같은 식습관 교육에 친환경급식을 포함시켜 학생들의 생각을 넓혀주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입니다.”
이민수 영양교사가 친환경급식에 거는 기대 또한 컸다.
“우리 아이가 아토피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친환경식단을 통해 치료한 경험이 있죠. 점심 한 끼로는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겠지만 학부모와의 영양상담을 통해 가정에서의 식단과 간식까지 친환경음식을 사용할 수 있는 인식을 심어준다면 아이들의 건강을 보장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식생활 교육만큼은 현장에서의 활동을 통해 수많은 노하우를 체득한 영양교사를 통해서 이뤄질 때 더욱 향상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이민수 영양교사의 견해다.
“식생활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고민하는 영양교사들이 전문화된 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급식을 준비하는 시간을 피해 5~6교시에 교육시간을 할애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급식운영시스템의 개선을 통해 오전시간에도 학생들에게 교육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정규 교과시간으로 반영될 수도 있는 것이죠. 우리 영양교사들이 더욱 노력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진욱 기자 lju@fsnews.co.kr 사진_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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