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에 대한 지속적 관리대책 절실”
“식품첨가물에 대한 지속적 관리대책 절실”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8.11.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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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지원센터설립·친환경 농산물 검증 시스템 재설계해야위탁급식의 조속한 직영전환이 급식안전을 지키는 지름길

 


윤은경 회장(이하 윤 회장) = 아이들이 멜라민 사태를 보면서 “우리가 이런 것을 먹었나?”라며 놀랄 정도로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에서 발표한 제품 이외에도 사실 멜라민이 들어갈 수 있는 제품은 많다. 특히 학교 주변 문구점에서 판매되는 영세업체의 제품까지 조사했어야 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슨 일만 터지면 모든 것을 학교급식으로 연결해 안전성 논란을 불러일으키니 학교로서는 부담이 크다.

류시현 교수(이하 류 교수) = 동의한다. 학교급식보다 집에서 바른 먹을거리를 먹이고 교육하는게 더 중요하다. 그런데 학부모들이 그것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학교 주변에서 파는 불량식품은 아무리 먹지 못하게 해도 군중심리에 의해 한 아이가 사먹으면 다 먹게 된다. 하지만 학교급식 자체에서 멜라민 성분이 들어가 있는 식재료의 사용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김선희 사무처장 (이하 김 사무처장) = 우리 단체에서 조사 한 자료를 보면 멜라민 위험성이 큰 수입산 소스류의 경우 양식이 많이 나오는 중·고등학교, 그중에서도 위탁급식에 서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스류도 중요하지만 사료도 문제다. 멜라민이 섞인 사료를 먹고 자란 가축들을 먹을거리로 사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윤 회장 = 식재료가 학교에 납품되기 전 발생하는 문제 들을 마지막 소비자인 학교에서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 다. 때문에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상태, 안전한 유통망을 통 해 안전성이 확보된 식재료가 와야 한다.
류 교수 = 학교급식 자체에서는 HACCP에 준하는 위생관리를 하고 있다. 최종단계는 안전하다. 이번 멜라민 사태의 문제는 원재료와 유통경로에 있다. 멜라민이 가축의 사료에 사용된 것까지는 관리가 불가능하지만, 검증된 유통체계를 거친 식재료를 구입한다면 어느 정도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에서처럼 발생한 뒤에 일시적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에서 접근해야 한다.

식량자급률 낮아 수입산 사용 불가피

김 사무처장 =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20% 수준이다. 주식인 쌀을 제외하면 10% 미만으로 떨어진다. 식량자급률 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수입산 사용이 불가피하다. 그런데 여기서도 위탁과 직영은 차이가 있다. 위탁급식의 경우 수입산 쇠고기 사용이 90%가 넘었다. 반면 직 영은 10% 정도만 수입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재만 차장 (이하 윤 차장) = 축산물은 가공공장의 안전성을 HACCP으로 인증하고 농산물의 경우에는 친환경농 산물이나 우수농산물관리제(GAP) 등으로 인증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전남과 제주 정도에서 지역별로 친환경농 산물을 학교급식에 사용하기 시작했고, 작년부터는 서울과 경기도도 이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친환경 농산물의 학교급식 사용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김 사무처장 = 친환경 학교급식은 바람직하다. 운영적인 면이 중요한데, 아무래도 직영이 친환경 급식을 하는 곳이 많다. 어느 정도 식재료비용이 상승하더라고 친환경 급식은 필요하다. 여러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운영비용이 크게 들어가지 않고도 이를 실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일선 학교의 영양사와 학교장의 노력도 필수다.
윤 회장 = 친환경농산물을 쓰고 싶어도 젊은 학부모들은 벌레가 있는 채소를 보면 오히려 거부감을 느낀다. 유기농 식품에 대한 인식이 없으니 벌레 없고 보기 좋은 식품을 원한다. 특히 저학년들은 집에 가서 음식에서 벌레가 나왔다고 울면서 얘기하면 학부모들의 불만이 바로 터져 나온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류 교수 =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영양교육과 식생활교육이 절실하다. 급식만족도 조사를 통해서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는 항상 저학년의 만족도와 학부모 만족도를 동시에 조사하고 있다.
김 사무처장 = 일본의 경우 1학년 때 씨 뿌리고, 2학년 때는 벌레를 잡는 등 아이들의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는 교육을 일상에서 하게 만든다. 우리나라도 이런 교육이 빨리 정착돼 친환경 급식에 대해 잘못된 불만을 갖게 되는 일은 개선됐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식생활교육 기본법을 준비 중이다.

‘최저’가 아닌 ‘최적’ 입찰해야

윤 차장 = 친환경농산물 수요가 많으면 공급부족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불안감을 갖고 있는데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공급은 가능한데, 단지 가격이 맞지 않는 것. 친환경농산물은 ‘기준으로 삼을 만한 가격 지표’가 없다. 때문에 경기도에서 친환경물류센터를 준비중이다. 친환경 도매시장이 형성되고 경매를 통해 전국적인 기준가가 설정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류 교수 =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검증시스템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 인증 품목이 유기농, 무농약, 저농약 등으로 나눠져 있다. 미국은 오거닉(유기농) 하나만 사용 되는 것에 비해 국내 인증 체계는 문제가 있다.
김 사무처장 =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설치된다면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검증도 쉬워지고, 학교급식과 관련해 교육과 홍보, 유통단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학교급식의 메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공동구매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계절별 표준식단과 참고자료를 공유할 수도 있으며, 공동식단 운영 등 센터를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윤 차장 = 수요 시스템이 제대로 되어 있으면 현재 일선에서 겪는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납품가 등의 문제는 해결 될 수 있다. 학교의 경우 최저가 입찰이거나 조달청 전자입찰(G2B)을 하고 있는데 만약 한 학기 납품했다가 다음 학기에 떨어지면 투자비용의 손실은 누가 보전해주겠는가?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수요 시스템을 위해 지역별 광역화, 물류센터 설립 등 해결책이 필요하다.
김 사무처장 = G2B는 기본적으로 로컬푸드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지역입찰제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학교의 식재료 입찰이 ‘최적’이 아닌 ‘최저’라는데 있다. 가격 경쟁은 학교급식에 질 낮은 재료를 사용하겠다는 의미와 같다. 최적입찰제가 올바른 방법이다.
류 교수 = 대학에서 식품 입찰에 대해 강의할 때도 항상 ‘최저 가격은 지양해야 한다’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최저입찰제는 식품에서 맞지 않은 개념이다.
윤 차장 = 문제는 최저입찰제가 아니라 계약법 자체에 있다. 현재 G2B는 ‘국가계약법’이나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운영하고 있다. 이 계약법은 보통 건설이나 토목 같은 공사에 해당하는 내용인데, 이를 급식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급식에 대한 조달·계약법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식재료 조달에 대한 계약법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어패류 안전성도 검증 필요

윤 회장 = 수산물의 경우 안전성에 더 큰 문제가 있다. 고등어, 꽁치 등은 국내산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임연수어, 명태 등 대다수는 수입산에 의존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안전성 검증체계가 다른 식재료에 비해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수입필증과 이력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져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윤 차장 = 안전하고 우수한 식품을 위해서는 그만큼의 대가가 필요하다. 식품안전에 대한 관리는 비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교과부에서 제도적인 지원 등을 통해 친환경 농산물이나 우수 식재료 납품의 비용적인 부분을 커버하는 것이 중요하다. 
류  교수 = 현재 식품안전시스템은 일원화가 되어 있지 않다. 체계적이지 않고 각 부분을 커버하지 못해 비효율적 이다. 먹는 물은 환경부, 가공식품은 식약청, 농산품은 농림수산식품부 등으로 법이 각기 따로 적용되고 있어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유아 급식의 경우는 보건복지가족부에서 관리하고 학교와 유치원은 또 교과부가 관리하고 있다. 나머지 단체급식소는 식약청에서 관리한다. 시스템의 일원화가 필요하다.

항생제에도 안전할 수 없다

윤 회장 = 아이들은 육류를 선호하는데 누구 하나 항생제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류 교수 = 항생제, 호르몬제 등이 들어 있는 식품은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싼 삼겹살은 합성 항생제가 투여된 수입산 냉동육이 태반이다. 당분간 항생제 투여는 피할 수 없겠지만 차츰 개선방안이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는 사람들의 항생제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요즘 그 유해성 논란으로 대학이나 병원 에서 대체물질을 연구하고 있는데 그중 항생제를 대신하는 친환경미생물 주입에 대한 연구가 진행 되고 있다.
김 사무처장 = 공장식 사육으로 인해 항생제가 무분별하게 투여되고 있는데 이를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가 별로 없다. 항생제와 이에 따른 내성균 등에 대한 인식이 절실하다. 국내에서는 항생제 투여에 대한 기준이 약한 것이 더 문제다. 현재 수의사의 처방이 없어도 농장주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GMO 사료도 문제다.
윤 회장 = 요즘 사람들은 고기 없으면 밥을 안 먹는다. 그나마 광우병 파동으로 육류 수요가 줄었지만 일시적이다. 수요가 많다보니 이런 문제들이 진지하게 다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류 교수 = 사실 과자에 멜라민뿐 아니라 방부제 등의 식품첨가물이 많다. 그러나 그런 것들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표면으로 떠오르지 못한 채 소비자들은 인식조차 없이 먹고 있다. 일시적으로만 관심을 끌고 지속적 대책이 없는 것 이 안타깝다.

◆ 급식 전담하는 조직 구성 필요

김 사무처장 = 식품안전에 대한 문제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다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컸다. 식과 농은 함께 가야 한다. 또한 교육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 식품안전에 대해 사후약방문이 아닌 예방책으로 가야 한다. 위탁급식을 조속히 직영급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급식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빠른 길이다.
류 교수 = 미국과 일본에는 전문적으로 학교급식을 전담하는 조직이 있다. 그 조직을 통해 일관성 있게 급식정책을 추진하고 식품안전을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일관성 있는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식품 안전에 대한 예방대책을 추진하고 민간단체도 함께 협력해 식품안전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
윤 회장 = 무슨 일이 터지면 학교급식 탓을 하고 걱정을 많이 한다. 그러나 학교급식은 최전방이다. 앞서 말한 의견들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학교급식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학교 급식이 가정식보다 더 깨끗할 수 있다.
윤 차장 = 지자체 같은 곳에서 학교급식지원센터가 빨리 추진돼 안전하고 우수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좌담회를 마치며

이번 좌담회는 교육과학기술부 급식관계자와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관리과 관계자들이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개인적인 사유나 회의 참석 등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불참을 통보해왔습니다. 좀 더 완벽한 좌담회를 개최하고자 노력하였으나 국민의 먹을거리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공무원의 불참으로 아쉬움이 남게 한 점 사과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좌담회에 참석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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