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김치 소금 농도 1.2%에 도전한다
부산, 김치 소금 농도 1.2%에 도전한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7.05.19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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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와 천일염 10대 1비율 … 담그기 직전 ‘염도체크’ 중요

우리나라 학생들의 나트륨 섭취량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시교육청(교육감 김석준, 이하 부산교육청)이 저염 김치를 만들기 위한 표준화 레시피를 전국 최초로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부산교육청의 ‘부산 건강학생 만들기 Good S·M·I·L·E 급식부문 연구팀’(팀장 강현주 동부산대 교수, 이하 연구팀)은 지난해 초등학교 279개교, 중학교 138개교, 고등학교 129개교 등 총 546개교를 대상으로 ‘부산지역 학교급식 나트륨 섭취실태 조사’를 실시한 후 전국 최초로 ‘학교급식 저염 김치의 나트륨 표준화 레시피’를 개발해 보급한다고 밝혔다.

우선 연구팀의 조사결과 부산지역 학교급식 김치의 나트륨은 한 끼당 초등학교가 120mg, 중학교가 144mg, 고등학교가 272mg으로 나타났다. 초·중학교의 경우 평균 염도가 1.2%로 상당히 낮은 반면 고등학교의 경우 평균 염도는 1.67%로 초·중학교보다 다소 높았다. 이 수치는 과거 전통적인 김치의 소금 농도가 3.0~3.5% 정도인 것에 비하면 낮은 편이지만 현재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판 중인 저염 김치의 농도(1.5~2.0%) 보다는 다소 높은 편이다.

연구결과 한 끼당 나트륨 총섭취량은 초등학교 848mg, 중학교 1309mg, 고등학교 1456mg이었다. 이는 전국 단위 나트륨 섭취정도 조사 수치와 비슷하지만 보건복지부 제한권고량(목표섭취량)인 667mg과 비교하면 초·중·고 각각 1.27배, 1.97배, 2.18배에 달한다.

▲ 부산교육청이 학생들에게 건강한 학교밥상을 제공하기 위해 작년부터 실시한 ‘교육감배 학교밥상 경진대회’ 모습.

학교급식 메뉴별 나트륨 섭취 비율을 살펴보면 초등학생은 나트륨을 국(23.8%), 김치(11.9%), 반찬(45.4%)을 통해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중학생은 국(20.6%), 김치(9.5%), 반찬(69.4%), 고등학생은 국(8.2%), 김치(20.9%), 반찬(50.7%)을 통해 섭취했다. 국과 김치에서 섭취한 나트륨 비율보다 반찬에서 섭취한 나트륨 비율이 높음을 알 수 있다.

2013년 식약처에서 실시한 전국 자료와 비교해 볼 때 국과 김치에서 섭취한 나트륨 비율은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그동안 국 없는 날 운영, 염도계 사용 의무화 등 나트륨 저감화 노력의 결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또한 배추김치에서 섭취하는 나트륨량은 2013년 483.3mg에서 1/4~1/2수준으로 현저히 낮아졌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에 따라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평균염도 1.2%의 저염 김치를 만드는 표준화 레시피를 개발했다.

저염 김치 조리법은 생배추 100kg을 다듬은 후 남은 가식부(93kg)에 배추와 천일염(9kg)을 10대 1 비율로 섞어 17시간 동안 절인다. 절인 배추는 약 73kg이 되는데 이것을 다시 씻어서 소쿠리에 담아 물기를 빼내면 약 63kg으로 줄어든다. 이런 과정을 거친 ‘절인 후 씻은 배추’의 염도는 약 0.7%(소금 448g, 나트륨 17만 6400mg)가 된다.

여기에 부재료(고춧가루 4kg, 찹쌀가루 0.5kg, 마늘 2kg, 생강 0.3kg, 설탕 0.5kg, 홍고추 3kg, 무 2kg, 다시물 7kg)와 멸치액젓 2.8kg(100g당 나트륨 5720mg), 새우젓 1kg(100g당 나트륨 6520mg)을 첨가하면 소금 농도 1.2%의 저염 김치를 약 84kg(소금 1008g, 나트륨 40만 3200mg) 정도 만들 수 있다.

연구팀장인 강현주 교수는 “국을 통한 나트륨 저감화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면 이제 김치에 포함된 나트륨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는 김치뿐만 아니라 주요 나트륨 섭취원인 어육가공식품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팀에는 송진선(부산교대부설초 영양교사), 박순애(동래고 영양교사), 박정미(부산국제고 영양교사), 홍언련(거학초 영양교사), 김을순(사상초 영양교사), 유갑석(해운대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수석팀장), 정일향(해운대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영양팀장), 박서윤(해운대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영양팀원), 문기홍(부산교육청 학교급식담당 사무관), 장지영(부산교육청 교육지원과 파견 영양교사) 등이 팀원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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