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흡연, 위암원인 '헬리코박터균' 감염률 2.5배
간접흡연, 위암원인 '헬리코박터균' 감염률 2.5배
  • 이의경 기자
  • 승인 2017.08.0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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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병원 가정의학과팀, 미국 성인 3300여 명 조사

간접흡연에 많이 노출되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될 위험이 2.5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헬리코박터균은 위궤양ㆍ위암의 위험인자로 알려졌으며 한국과 일본에서 헬리코박터균 감염률과 흡연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1일 하나병원 가정의학과팀은 미국 1999∼2000년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에 참여한 건강한 성인 비흡연자 3335명을 대상으로 간접흡연과 헬리코박터균 감염의 상관성을 분석했다.

간접흡연 비노출자(혈중 코티닌 수치 0.035ng/㎖ 이하)의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을 1로 봤을 때 간접흡연 노출 정도가 중간(혈중 코티닌 수치 0.1ng/㎖ 이상, 1ng/㎖ 이하)인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1.3, 간접흡연 노출이 심한 사람(혈중 코티닌 수치 1ng/㎖ 이상, 10ng/㎖ 이하)의 감염률은 2.5였다. 이는 간접흡연에 심하게 노출되면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 대비 2.5배에 달한다는 의미다.

간접흡연 노출과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왜 상관관계를 갖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연구팀은 담배의 주 독성 물질 중 하나인 니코틴을 원인으로 꼽는다.

연구팀은 "니코틴은 체내에 흡수된 후 펩신 분비 증가, 위ㆍ십이지장 역류, 활성산소 증가 등을 유발해 위 점막 손상을 일으키고 위의 산도를 높인다"며 "간접흡연으로 체내 유입된 니코틴이 위의 산도를 헬리코박터균 서식에 가장 적합하도록 올리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이번 연구에선 미국의 성인 비흡연자는 나이가 많을수록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높았다. 과거 흡연자는 흡연 미경험자에 비해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11% 높게 나타났다.

비타민 C 섭취량도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에 영향을 미쳤다. 평소 비타민 C를 많이 섭취할수록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낮았다.

연구팀은 "간접흡연으로 체내 니코틴 농도가 상승하면 혈중 비타민 C 농도가 낮아져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간접 흡연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유병률과의 상관관계)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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