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기피대상 소규모 학교, “브랜드 지정이라도…”
납품 기피대상 소규모 학교, “브랜드 지정이라도…”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7.09.1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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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입찰공고에도 응찰업체 없어”

식재료 입찰 시 특정 브랜드 지정을 금지하는 정책은 대규모 학교보다는 소규모 학교에게 더 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식재료 입찰 시 브랜드 지정 금지와 함께 경쟁입찰을 적극 권장하고 수의계약은 최대한 지양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또한 학교 영양(교)사와 업체와의 유착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에 있는 소규모 학교는 급식 식재료의 양이 많지 않고 유통망 확보가 쉽지 않아 업체들은 이들 학교에 대한 납품을 꺼린다. 같은 시간이면 덩치가 큰 학교로 납품하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규모 학교들은 업체들의 이익 보장을 위해 수의계약을 하거나 입찰 시 특정 브랜드를 지정해 입찰을 진행한다. 이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를당사자로하는계약에관한법률(이하 지계법)’에서 명시한 예정가격 대비 낙찰하한율(5000만 원 이하 88%/2000만 원 이하 90%)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납품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일선 교육청에서는 최종낙찰가격이 낙찰하한율보다 상당히 높으면 유착을 의심한다. 수의계약도 마찬가지. 제주도에서 있었던 브랜드 지정 논란은 이처럼 식재료 납품이 어려워 수의계약과 브랜드 지정을 해야만 했던 몇몇 학교들에서 비롯됐다.

이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라는 입장을 보인 제주교육청이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 내 A초등학교 영양교사는 “두 번이나 입찰공고를 냈는데 응찰하는 업체가 없어 불가피하게 수의계약이나 브랜드 지정을 해야만 하는 학교가 있는데 마치 영양(교)사가 잘못했다는 것처럼 생각하니 같은 영양(교)사로서 억울할 것 같다”며 “학교마다 사정이 다르고 입찰 환경이 다른데 이를 감안하지 않은 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토로했다.

제주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제주교육청이 잘못을 시인했다’는 식으로 보도됐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일선 학교마다 사정이 다르고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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