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사, 자동화될 가능성 낮은 직종 '1위'
영양사, 자동화될 가능성 낮은 직종 '1위'
  • 정지미 기자
  • 승인 2018.05.27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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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연구원,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위험보고서'
"'건강관리 전문가'로서 위상 인정받는 계기돼야"

[대한급식신문=정지미 기자] ‘영양사’ 직종이 미래에 인공지능으로 인한 자동화 가능성이 가장 낮은 직종으로 꼽혔다.

영양사의 업무를 단순한 식단작성에 국한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영양소 공급, 공급량에 대한 진단, 식이요법 등도 포함하는 고도의 창의적인 영역으로 봐야한다는 분석이다.

지난 15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위험진단보고서’는 미래에 인공지능에 자리를 내줄 위험이 가장 높은 직종과 가장 낮은 직종 각 20종류를 게재했다. 이 중 영양사는 자동화될 가능성이 0.4%에 불과, 전문 의사, 장학관·연구관 등 교육 관련 전문가와 함께 공동 1위로 기록됐다. 그 외에도 교육 관리자(0.7%), 중·고교 교사(0.8%), 약사 및 한약사(1.2%), 성직자(1.7%) 등이 주목을 끌었다.

반면 미래에 인공지능에게 자리를 내줄 위험이 가장 높은 직업은 ‘온라인 판매직’이었다. 통신서비스 판매원, 텔레마케터, 인터넷 판매원은 모두 99%의 확률로 자동화된 인공지능에 자리를 내줄 것으로 예측됐다.

이 밖에도 단순 노동을 반복하는 직업도 상위권에 올랐다. 사진인화 및 현상기 조작원이나 전산자료 입력원, 표백 및 염색 관련 조작원, 신발제조기 조작원,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 조립원, 가구조립원 등이다. 전문직 직업군에서는 관세사(98.5%)와 회계사(95.7%), 세무사(95.7%) 등이 인공지능에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높은 직업으로 꼽혔다.

보고서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원인에 대해 인공지능에 대체되기 힘든 직업군은 보건이나 교육, 연구 등 사람간 의사소통 또는 고도의 지적능력이 필요한 직업이라고 분석했다. 영양사 직종 역시 보건과 건강관리 분야까지 그 영역을 확장시켜 판단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13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경제학자 프레이 교수와 인공지능 전문가 오스본 교수의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이들 연구의 방향은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단순 반복작업과 같은 정형화된 업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비정형화된 업무도 컴퓨터로 대체할 수 있다고 본 것이 핵심이다.

이들은 10~20년 후에도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힘든 업무를 ‘창의적 지능’, ‘사회적 지능’, ‘감지 및 조작’ 등 3가지 병목 업무로 국한시키고, 이를 미국 직업정보시스템에서 조사하는 9개 직능 변수를 이용해 정량했다. 그 결과 영양사의 업무 중 상당부분은 인공지능이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직종이라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물론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반론도 있다. 연구의 데이터로 쓰인 ‘프레이&오스본’의 연구가 지나치게 인공지능의 위험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었고 이에 대한 재반박이 나오는 등 학계에서도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기도 하다. 또한 미국의 직업분류가 우리나라의 직업분류와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많아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LG경제연구원 김건우 연구원은 지난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람과 사람의 상호작용으로 서비스되는 산업도 앞으로 자동화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결과의 큰 의미”라면서도 “영양사 직종의 경우 식단작성에 그치지 않고 급식소를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식생활과 건강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인공지능에 의한 자동화를 할 수 없는 능력이라고 평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보고서에 언급된 것처럼 미국의 직업분류체계를 기초로 했고 미국은 국내보다 영양사에 대해 더 세분화된 직업분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기도의 한 영양사는 “국가 면허인 ‘영양사’ 직종의 위상을 인정받은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면서도 “반대로 본다면 단순히 식단작성에 머물러 있는 영양사들은 언제든지 인공지능에 그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분석일 수 있으니 영양사들 역시 전문직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연구와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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