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한옥에서의 아침식사, 어떠세요?
고즈넉한 한옥에서의 아침식사, 어떠세요?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0.08.23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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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과 양식 중 선택가능, 외국인들은 한식밥상 선호

■ 북촌한옥마을 티 게스트하우스

500년 수도 서울의 흔적이 골목 깊숙이 숨어 있는 ‘북촌’. 그곳에는 전 세계 여행자들의 지침서 ‘론리 플래닛’에 소개된 ‘한옥게스트하우스’가 있다. 한옥은 다른 나라에선 경험할 수 없고 오로지 한국에서만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기에 더욱 특별한 공간이다. 삐걱거리는 나무대문을 열고 게스트하우스의 아침을 들여다보았다.

한식·양식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티 게스트하우스는 2006년 3월 오픈했다. 처음에는 외국인전용 게스트하우스였으나 한옥체험을 원하는 국내 여행객들의 문의가 잦아 현재는 내·외국인 모두 숙박과 일일 전통체험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가 유료 또는 단일 메뉴로 조식을 제공하는 것과 달리 티 게스트하우스는 한식과 양식 두 종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선교 티 게스트하우스 공동운영자는 “북촌 내 게스트하우스가 많지만 제대로 된 조식을 제공하는 곳이 드물다”며 “여행객들에게 화려하진 않지만 정갈한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싶어 시작했는데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한식은 밥과 국, 김치를 포함한 기본찬 세 가지와 계란프라이 또는 생선구이가 제공된다. 기본찬은 한식을 대표하는 나물이나 전류가 꼭 포함된다. 양식은 토스트와 햄, 계란, 커피 등 아메리칸 스타일로 간단하게 차려진다. 두 가지 메뉴 모두 후식으로 제철과일이 제공된다. 대체로 외국인들은 한식을, 내국인들은 아메리칸 스타일을 찾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선교 운영자는 “게스트하우스의 특성상 새로운 경험을 하고 즐기고자 하는 여행객들이 많아서 인 것 같다”며 “조금 번거롭지만 게스트들이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두 가지 모두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복 입고 전통차 마시고 김치도 담그고…
티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숙박 외에도 막걸리 빚기, 김치 담그기, 궁중다식 만들기, 궁중떡볶이 만들기 등 다양한 종류의 전통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이선교 운영자는“막걸리 빚기 체험이 있는 날이면 사랑채 앞 장독대 옆에서 외국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쌀을 씻고 밥을 지어 누룩과 함께 치대기도 하고, 김치 담그기 체험 날에는 매운 김치를 먹으면서도 연신 함박 웃음꽃이 핀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밖에도 게스트하우스 이름에 걸맞게 체크인·아웃을 할 때나 식사 후에는 다양한 종류의 전통차를 마실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운영자가 직접 담근 오미자와 수정과가 게스트들에게 유독 인기만점이다. 또한 석식에는 고기와 야채 같은 간단한 식재료 및 바비큐 장비대여가 가능하다.
단 석식은 사전예약을 해야 하고 유료이다. 전통체험의 프로그램별 가격은 각각 12만원, 9만원, 5만원, 4만원이며 모든 프로그램에는 한복체험이 포함되어 있다.

◈ 티 게스트하우스 객실은 모두 7개로, 6㎡(2평) 크기의 싱글룸 4개와 10㎡(3평) 크기의 더블룸 2개, 스페셜룸 1개가 있다. 방마다 한옥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고가구들로 꾸몄고 여행객들의 편의를 고려해 인터넷과 와이어리스를 갖췄다. 가격은 각각 1박에 5만원, 8만원, 16만원. 스페셜룸은 화장실이 별도 마련돼 있으나, 싱글룸과 더블룸은 공용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종로구 계동 15-6. www.teaguesthouse.com. 02-3675-9877.

인터뷰
이선교 티 게스트하우스 공동운영자
게스트가 있으면 호스트가 있는 법. 티 게스트하우스 주인장 이선교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왜 한옥게스트하우스를 택했나?
원래부터 나는 전통적인 것을 좋아했다. 또 남편이 건축일을 하고 있고 여행에도 관심이 많아 우연한 기회에 마음이 맞아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막상 살아보니 한옥은 좋아하지 않으면 살기 힘든 공간이었다. 잔손이 가는 일이 많아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운영하는데 힘든 점은 남편이 주로 도맡아해주는 편이다.

▲티 게스트하우스의 가장 큰 특징은?
건물을 지을 당시 천연 목재와 대나무, 황토를 이용했다. 게스트들이 자고 일어났을 때 심신이 개운해질 수 있도록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한옥은 생각보다 관리가 까다롭고 힘들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는 손이 가는 일이 더욱 많다. 그래도 최대한 인공적인 느낌을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의 한옥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건물을 가공하지 않고 있다.

▲한옥에서의 하룻밤이 가지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
한옥은 건물구조 특성상 개인공간보다는 공유면적이 넓다. 우리 집의 경우에도 다실과 마당 등 함께 하는 공간이 많다. 그래서 한옥체험은 배려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 같다. 방과 방 사이 간격도 아주 가깝다. 옆방에서의 움직임이 창호지 문틈사이로 다 들릴 정도다. 욕실과 화장실 역시 모두 공동사용이다. 자칫 외국인들에게는 낯설고 불편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모든 여행객들이 열린 마음으로 곧잘 적응한다.

▲기억에 남는 게스트가 있다면?
일주일씩 연장해 2달 가까이 투숙한 캐나다 손님이 있었다. 게스트하우스에 묵는 동안 잠시 일본여행을 갔었는데 거기서 지갑을 잃어버려 우리에게 연락이 왔다. 우리가 돈을 송금해줘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고마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 밖에도 주로 한국에 애인이 있는 국제커플이나 해외 입양아들이 방문한다. 재방문 외국 게스트들은 유난히 고맙고 기억에 많이 남는다. 돈을 주고 오는 게스트하우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친구 집에 초대받아 온 것처럼 작은 선물을 들고 오는 손님들도 종종 있다.

▲월 평균 방문자 수는 얼마나 되나?
하루 평균 6명 가량이다. 1년 내내 거의 모든 객실이 예약완료임으로 월 180명 정도가 방문하는 셈이다. 외국인 90% 내국인 10% 비율이다. 독일 등 유럽국가에서 오는 게스트들이 제일 많고 일본과 중국방문객도 많은 편이다.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북촌한옥마을 자체가 관광구역이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를 일반인들에게도 자주 오픈하는 편이다.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물을 마시러 올 때는 게스트들이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 기본적인 에티켓을 지켜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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