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이야기] 홍어회
[한식 이야기] 홍어회
  • 한식진흥원, 한국외식정보(주)
  • 승인 2020.04.1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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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뻥 뚫리고 눈물이 핑 도는 별미

홍어는 비린내가 없고 살이 꼬들꼬들한 생선으로 껍질에 끈적거리는 액체가 많을수록 신선하다. 홍어회는 홍어를 발효시켜 초고추장이나 양념장에 찍어 먹거나 묵은 김치에 싸서 먹는 음식이다. 홍어를 채썰어 미나리를 섞어 초고추장에 무쳐 먹기도 하는데 전라도 지방에서는 잔칫상에 홍어가 오르지 않으면 산해진미가 즐비해도 먹을게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

■ 한 번 맛들이면 또 다시 찾는 중독성 강한 맛
홍어회를 먹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입에 넣기도 전에 냄새에 질려 가까이 가기조차 꺼린다. 하지만 한 번 맛을 들이고 나면 홍어회만 찾을 정도로 그 맛은 짜릿하다 못해 황홀하다. 미식가들은 홍어회를 맛있는 부위별로 순서를 매기기도 한다.

홍어는 어디가 맛있을까? 미식가들은 단연 반질반질 끈적끈적한 코를 으뜸으로 친다. 홍어 코를 먹어 보지 못한 사람은 아예 홍어 맛을 논하지 말라고 할 정도다. 홍어 코를 소금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찡한 기운이 혓바닥에서 코를 타고 올라가 금세 눈물이 글썽글썽해지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두 번째 맛있는 부위는 날개, 세 번째는 꼬리를 꼽는다. 날개나 꼬리는 오돌오돌 씹는 맛이 그만이다.

■ 암모니아 냄새가 강할수록 맛있는 홍어회
홍어는 전라남도 흑산도에서 나는 것을 제일로 치지만 삭힌 홍어는 목포나 나주가 유명하다. 흑산도 사람들은 오히려 신선한 홍어회를 더 좋아한다. 홍어를 삭히는 방법은 아주 까다롭다. 옛날에는 삼베나 짚으로 싸서 두엄자리에 덮어두기도 했다. 두엄자리가 따뜻해서 쉽게 삭혀지기 때문이다.

삭힌 홍어에서 나는 냄새는 부패해서 생긴 냄새가 아니라 발효 과정에서 세균이 자라서 생긴 암모니아 냄새다. 홍어 껍질은 데쳐서 새콤달콤하게 무쳐서 먹고, 홍어 살점은 한입에 먹기 좋도록 저며서 돼지고기, 3년 숙성시킨 묵은지와 함께 먹는다. 그 유명한 ‘삼합’이다. 홍어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초고추장이나 겨자를 넣은 간장에 찍어 먹기도 하고, 고춧가 루를 섞은 소금에만 찍어 먹기도 한다. 홍어와 잘 어울리는 술로는 단연 막걸리를 꼽는다. 홍어 자체에서 나는 매운맛과 독한 냄새를 잘 감싸 주기 때문이다.

홍어회에 미나리를 듬뿍 넣어 무치는 홍어회무침을 할 때는 홍어회를 막걸리 식초에 담갔다가 물기를 짜서 쓴다. 그래야 꼬들꼬들한 홍어회의 맛이 더 잘 살아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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