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예규, 영양교사 차별하나
개정된 예규, 영양교사 차별하나
  • 유태선 기자
  • 승인 2020.06.18 2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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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자격증 취득 전 경력인정 80% → 50%로… 과지급분은 ‘환수’
민간기업 등의 종사자 우대 정책에 따라 산업체 등 경력은 ‘100%’

[대한급식신문=유태선 기자] 교육부(장관 유은혜)가 지난달 개정한 ‘교육공무원 호봉획정시 경력환산율표의 적용 등에 관한 예규(이하 예규)’가 일부 지역 교직원들에게 적용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예규가 적용되는 교육공무원 직종은 영양교사, 사서교사, 전문상담교사 등이다.

문제는 이번 예규에 따라 과거 경력 인정비율을 30% 인하하고, 이미 지급한 급여마저 과지급 부분은 환수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학교 근무가 아닌 산업체 등에서 근무한 경력은 기존대로 80~100%를 계속 인정해주고 있어 차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교육부는 ‘잘못된 예규를 바로 잡은 차원’이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는 가운데 개정된 예규를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이재정, 이하 경기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적용하면서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보여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최근 경기교육청은 관내 일선 학교에 호봉 정정 관련 안내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 내용은 지난달 15일 개정·시행된 예규에 따라 교원자격증 없이 학교에서 근무한 기간의 경력을 80%에서 50%만 인정하고, 이 같은 호봉 정정에 따라 과거 5년간 과지급된 급여는 환수한다는 것이다.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위원장, 이하 기간제교사노조)는 경기교육청 공문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기간제교사노조는 관련 규정과 헌법 제13조 제2항, 민주노총 법률원 의견서, 2012년 7월 1일 예규 개정이유 등을 내세우면서 교육부와 경기교육청에 경력 인정율을 다시 80%로 환원하고, 과지급 급여 환수조치 또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직접적인 당사자인 현장 영양교사 및 사서·상담교사들도 기간제교사노조 반발에 가세해 서명운동 등을 벌이는 등 항의 의사를 밝히고 있다.

서울 답심리초등학교의 영양교사가 점심시간 교실배식을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급식지도를 하고있다.

현재까지 호봉 정정 공문이 하달된 지역은 경기교육청 한 곳으로 확인되는 가운데 대부분의 교육청들은 기존 예규를 적용하고 있어 현장 영양(교)사들 사이에서는 이번 경기도 사례가 타 지역으로도 확산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경기도 A초등학교 영양교사는 “임용 당시 교육청에서 산정해준 기준에 따라 급여를 받고 있었을 뿐”이라며 “난데없는 경기교육청의 통보에 과거 교육공무직으로 근무했던 경력이 ‘평가절하’ 됐다”고 성토했다.

교육부, "잘못된 과거 보수규정 바로잡는 것"

먼저 개정된 예규의 주요 내용 중 논란이 되는 것은 기존 ‘자격증 표시과목 업무와 동일한 근무경력 80% 인정’에서 ‘업무 분야와 동일한 교원자격증 취득 후의 근무경력은 80%, 취득 전 경력은 50%만 인정’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가 제시하는 근거는 예규보다 상위법인 ‘공무원보수규정’의 별표22 ‘교육공무원 등의 경력환산율표’다. 이 규정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의 기관에서 임시직·촉탁·잡급 등으로 근무한 경력 중 교원자격증 취득 후의 경력 외의 경력은 50% 환산율을 적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공무원의 호봉은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른다”며 “변경 전 예규에는 교원자격증 취득 전·후에 대해 명시되어 있지 않아 해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개정한 것”이라며 “어떠한 예규도 상위법을 어기는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기간제교사노조 측에서 ‘적법하고 적절하게 인정받은 경력에 대해서는 종래의 호봉을 인정할 수 있다’고 제시한 예규 부칙에 대해)“적법하고 적절해야 적용될 수 있는 것”이라며 “과거 교육부의 해석이 잘못 나갔다고 해서 적법하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교육부가 기간제 교원이나 교육공무직 경력을 가지고 있는 교원들에게 불합리한 행정을 행하고자 함은 아니다”며 “질의에 따라 올바른 법률 해석을 해야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경력인정, 학교 근무 50%...산업체 등은 100%?

일선 학교 현장에서 지적하는 또 하나는 이번 예규가 영양(교)사들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영양(교)사들의 사기마저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을 뒷받침하는 것은 예규 ‘교원의 상통직경력환산율 인정비율’로, 산업체 등에서 정규직으로 일한 경력은 계속해 80~100%까지 인정하고 있다. 이는 10년간 학교에서 ‘교육공무직’으로 근무한 영양사 경력과 학교가 아닌 산업체·병원 등에서 5년간 ‘정규직’으로 일한 영양사 경력을 동일하게 본다는 뜻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거 민간기업 등에 종사하는 전문·유사업무 종사자에 대한 교직 사회 진출을 우대하기 위해 도입된 정책”이라며 “국가·공공기관에 종사한 경력과 동일하게 비교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교육부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경기도 B중학교 영양사는 “일선 학교에서도 학교급식의 특수성과 방대한 행정업무에 대한 숙련도 등을 이유로 교육공무직을 뽑을 때 경력직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학교 교육공무직이 영양교사 업무와 가장 유사한 업무가 아니면 대체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덧붙여 “코로나19로 인한 개학연기로 수없이 많은 식단준비와 품의 작성, 감염방지 활동, 꾸러미 구성 등에도 묵묵히 일해왔으며, 때로는 학부모 민원까지 감내하면서 고생하고 있는 영양(교)사들의 사기를 제발 꺾지 말아 달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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