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냉각 기술, 김치의 저장기한 획기적으로 늘려
과냉각 기술, 김치의 저장기한 획기적으로 늘려
  • 정지미 기자
  • 승인 2020.11.18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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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냉장고 내부 온도 편차 줄인 과냉각 저장기술 개발

[대한급식신문=정지미 기자] 김치가 발효기간을 늦춘 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우리나라 김치의 해외 수출 등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 이하 농진청)은 김치 수출과 소비에 도움이 되도록 갓 담근 김치 맛을 오래 유지하는 김치 과냉각 저장기술을 개발했다.

우리나라 김치 수출량은 지난해 기준 10억 5000만 달러로 2018년보다 7.7% 증가했다. 또한 일본에 편중되었던 수출국도 최근에는 미국, 호주, 네덜란드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가까운 일본과 달리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되는 김치는 배에 실려 현지에 도착하기까지 20~40일이 필요하고 이 기간 동안 김치는 발효가 계속돼 지나치게 익은 상태가 된다. 수출업체에서는 김치의 발효를 지연시키기 위해 식용항균제 등을 처리하기도 하지만 현장에서는 물리적인 저장 연장 기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꾸준히 했었다.

농진청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김치 저장온도를 낮추면 발효가 지연되는 점에 착안해 어는점 이하의 온도에서 얼지 않은 상태로 저장하는 ‘과냉각’(물리학에서 액체가 어는점 이하에서 얼지 않는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 저장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일반 김치냉장고는 냉매가 흐르는 부분이 다른 곳보다 더 차가워 성에가 발생한다. 그러나 과냉각 저장은 냉장고 내부 모든 부위의 온도 편차가 적어야 효과적이므로 단열재와 전도체를 냉장고 내부에 배치해 목표 온도(영하 2.5도(℃))에서 0.3도(℃) 이내의 온도 편차가 유지되도록 했다.

이 기술을 일반 포기김치에 적용한 결과 잘 익은 상태의 산도인 0.6%에 도달하는 기간이 1도(℃)에서 3주가 소요됐으나 영하 2.5도(℃)에서는 12주가 소요됐다. 관능검사 결과에서도 과냉각 저장 김치가 일반 저장 김치보다 신맛이 유의하게 낮았다. 

농진청은 김치 과냉각 기술에 대해 산업재산권을 출원했고 산업체에 기술 이전해 시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냉해동 기술에 관한 논문을 한국산업식품공학회지 11월 호에 게재했다.

농진청 수확후관리공학과 이성현 과장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김치뿐만 아니라 다른 농식품에도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저장기술”이라며 “김치 수출을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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