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특성 감안한 1식 비용 지원을…
학교 특성 감안한 1식 비용 지원을…
  • 강희진(인천 부현동초등학교 영양교사)
  • 승인 2011.04.14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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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어느새 한 달을 훌쩍 넘어섰다. 올해 학교급식 현장에는 많은 변화와 어려움이 있었다.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무상급식이 시행됐으며 지난겨울 발생한 구제역과 AI, 이상한파 등으로 식자재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고 관리비와 인건비 등이 인상되어 많은 영양(교)사들이 급식 식단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시적인 문제 외에 급식의 일선 현장에서 영양(교)사들이 부딪히게 되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 바로 개개 학교의 특성이나 학생 수를 충분히 감안하지 않은 1식 비용이 그것이다.

급식의 1식 비용은 순수한 식재료비가 아닌 인건비와 관리비가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학교에 따라 조금 다를 수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순수한 식재료 구입비용은 1식 단가의 70% 선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재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일수록 식재료비와 인건비, 관리비 등에 대한 비용이 높아지게 되는데 현재 학교에 지급되는 1식 비용은 이 같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물론 재학생 수의 기준에 따라 학생 수가 적은 학교일 수록 1식 비용이 상향되어 책정되는 등 차등 지급 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 차액이라는 부분이 현실을 감안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정도로 극히 미미해 실제 급식 현장에서 식단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다.

아주 간단한 예로 1,000명을 기준으로 급식에 튀김 요리를 제공할 경우 튀김식용유 3통이 필요하다면 500명을 기준으로 요리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식용유는 3통 가량이 소요된다.

하지만 재학생 500명인 학교가 1,000명인 학교에 비해 일부 상향 지급받은 1식 비용의 차액으로는 식용유 구입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인건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재 교육청에서 개개 학교에 재학생 수를 기준으로 일부 조리종사원의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식수인원이 많고 적음을 떠나 기본적으로 필요한 인력은 비슷한 상황이어서 소규모 학교일수록 인건비 부담은 늘어나고 있다.

일례로 재학생 1,400명이 넘는 학교의 경우 1식 비용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용이 160원이지만 900명에서 1,400명 사이의 학교는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용이 320원으로 배가 된다.

결국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는 조금 상향된 1식 비용을 지급받더라도 실질적인 식재료 비용은 감소하는 셈이며 이는 원활한 급식시행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양질의 급식 제공을 위해서는 개개 학교의 특성을 실제적으로 감안한 1식 비용의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특히 점차 학생 수가 감소하고 소규모 학교가 증가하는 추세임을 감안 할 때 이런 부분은 사전에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차제에 지자체에서 순수 식재료비를 전액 지원하고 교육청의 경우 현재 일부 조리종사원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형태에서 탈피, 전체 조리종사원 관리비, 운영비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학교급식의 질적 제고를 위해 심도 있게 논의해 볼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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