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에 개방된 군부대 ‘모니터링단’
전 국민에 개방된 군부대 ‘모니터링단’
  • 유태선 기자
  • 승인 2021.05.24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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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대한민국 장병 급식·피복 모니터링단’ 발대식 열어
오는 11월까지 급식과 물자 등 병영생활에 대한 개선의견 제안

[대한급식신문=유태선 기자] 어머니들만 참여했던 기존 장병 급식·피복 모니터링단이 올해부터 참여 대상을 국민 전체로 확대했다. 그리고 명칭을 ‘대한민국 장병 급식·피복 모니터링단(이하 모니터링단)’으로 변경해 오는 11월까지 운영한다. 최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부실 군급식을 포함한 군수, 물자 등 병영생활에 다양한 개선의견이 제안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격 활동에 나선 모니터링단 16명

국방부(장관 서욱)는 지난 7일 다양한 세대와 성별을 대표하는 일반 국민 16명이 참여하는 모니터링단 발대식을 국방기술품질원 부설 방위산업기술진흥연구소 주관으로 개최했다.

모니터링단은 발대식 이후 첫 일정으로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6군수지원단에 방문했다. 이들은 부대 취사장에 방문해 위생 상태와 급식 준비부터 배식까지 장병들에게 제공되는 급식의 질을 확인하고, 격리 장병들에게 제공되는 도시락도 직접 확인했다.

이날 모니터링단이 체험한 점심 식사는 격리 장병에게 제공되는 메뉴와 동일한 것으로, 부대찌개, 고추잡채 & 꽃빵, 프렌치토스트, 김치, 마시는 요구르트 등으로 구성됐다.

최근 군급식은 부대별로 필요한 식재료를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자율운영부식비’를 이용해 장병들이 선호하는 부재료를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제공된 메뉴 부대찌개에는 구운 콩과 스팸이, 고추잡채에는 꽃빵이 추가됐다.

또한 식당 입구에는 장병들이 자유롭게 꺼내 마실 수 있는 우유 냉장고가 비치돼 있었다. 부대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장병들에게 매일 제공되는 우유를 따로 가져가 개인적으로 보관하면 식중독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식사 때와 상관없이 자유롭게 마실 수 있도록 냉장고에 보관하게끔 운영하고 있다.

식사를 마친 모니터링단은 국방부 관계자 및 부대 관계자들과 평소 군급식에 대해 가졌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식재료가 어디에서 오는지, 언제 조리해 어떻게 배식되는지 등 많은 질문과 대답이 이어졌다.

모니터링단 김미령 단원은 “아들이 곧 군에 입대하는데 최근 여러 언론 보도를 접하면서 장병 급식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며 “오늘 먹은 급식만큼만 변함없이 제공된다면 안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리병에 대한 관심과 배려 필요

이날 방문에서는 군급식을 조리하는 조리병들의 노고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격리 장병 급식이 추가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조리병들의 업무도 늘어났다.

자칫 최근 언론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불거진 부실 급식 탓에 조리병들에게 업무 부담이 과중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조리병들은 사명감으로 무장하고 있었으며, 급양관리관은 이들 조리병과 끊임없는 소통으로 하나가 되어 있었다.

해당 부대는 아침 200명, 점심 300명, 저녁 200명의 급식을 준비하기 위해 5명의 조리병과 1명의 민간조리원이 조리에 임하고 있다. 실제 편제(정원)는 8명이지만 조리병 자원이 부족해 현재 5명만 배치돼 근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격리 장병 급식을 별도로 도시락 용기에 담아 제공하게 되면서 업무도 늘어났다.

이 같은 조리병들은 평소 주말과 명절도 없이 하루 세끼를 제공하고 있었다. 또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휴가도 교대로 나가고 있었으며, 복귀 후에는 2주간 의무적으로 격리되기 때문에 사실상 조리병 4명이 아침 6시 아침식사부터 저녁식사까지 조리하고 있었다.

조리병 민석호 상병은 “조리학과 출신으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직전인 지난해 1월 입대해 군 복무를 수행 중”이라며 “일이 힘들기도 하지만, 용사들에게 맛있는 밥을 제공하겠다는 사명감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급양관리관 김상원 중사는 “평소에도 조리병들의 노고가 많지만, 최근 격리 장병 급식이 추가되면서 조리병들의 업무강도가 더 세졌다”며 “조리병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등 급식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언론과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군급식 문제 해결을 위해 자칫 조리병들의 업무가 과중해지면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의 한 급식 관계자는 “평소에도 조리병들의 업무 과중이 커 보직을 기피하거나 변경을 요구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실 급식 해결에 치중한 나머지 도리어 조리병들에게 업무가 늘어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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