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도 맛있게 먹는다”
“눈으로도 맛있게 먹는다”
  • 설동훈
  • 승인 2011.06.0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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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휴식기능 겸비한 식공간 연출 각광
시각적 요소를 중시하는 식공간 연출이 식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사진제공- 유어스 인테리어)

 

식탁을 둘러싼 모든 환경, 식공간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수준은 단순히 의·식·주의 해결 차원을 벗어나 사회·문화적 욕구 충족에 대한 기대와 함께 급속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먹는다’는 행위와 관련된 식문화는 단순히 허기를 해결하는 수준을 넘어 이제 식사공간을 보다 청결하고 아름답게 연출하는 데까지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즐겁고 편안하게 식사하며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식공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식공간이란 말 그대로 ‘무엇인가를 먹는 공간’으로 단순히 식탁 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식탁을 둘러 싼 주변의 모든 환경을 범주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식탁 위 개인의 식공간과 공유 식공간, 식탁이 위치한 공간의 바닥과 벽, 천장, 창문, 출입문, 커튼과 블라인드는 물론 조명과 식사공간에 흐르는 잔잔한 음악까지 모두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흔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사를 할 때 발휘되는 오감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미각, 즉 입맛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음식의 맛을 느끼는 오감의 순서는 시각, 미각, 후각, 촉각, 청각의 순이다. 그래서 식사를 하며 눈앞에 보이는 식기와 수저, 식탁의 나뭇결 색, 식당 내부의인테리어, 배경에 흐르는 음악 등이 우리의 식욕을 높이기도 하고 떨어뜨리기도 하는 것이다.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안락하고 여유 있게 시각적인 맛을 느끼며 식사를 할 수 있다면 이미 식공간의 연출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식공간 연출의 중심은 ‘사람’
식공간의 연출은 식사하는 공간을 아름답고 능률적이며 쾌적한 환경으로 창조하는 계획과 실행 과정이지만 중요한 원칙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코디네이션의 중심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게 바로 그것이다.

한국식공간학회 관계자는 “식공간의 연출은 식사장소를 안락함과 여유가 담긴 문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삶의 쉼표가 될 수 있는 휴식의 공간 등 다기능의 역할을 수행토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식사환경의 아름다움의 추구는 결국 식사하는 사람의 만족을 위해 이뤄지는 것이며 따라서 사람에 대한 배려와 감동이 있는 식공간 연출이 되어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식탁의 이미지를 가시화하는 과정을 거쳐 실용성과 아름다움의 균형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관계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시행되는 식공간 연출은 식당을 찾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만족도를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김 모 주부는 “결혼기념일을 맞아 남편이 예약해 놓은 외식장소에 갔다가 잊지 못할 아주 즐겁고 행복한 경험을 했다”며 “음식도 좋았지만 식당 내부의 인테리어와 식탁에 꾸며진 소품들, 그리고 식당 내에 흐르는 감미로운 음악의 선율들이 식욕을 높여준 것은 물론 식사시간 내내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식공간 저변 확대 가속화 전망
이 같은 고객들의 호평에 따라 식공간 연출은 매출신장을 도모하는 외식업계에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과거의 경우에는 식공간 연출이 외식사업의 마무리 단계에만 적용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점포의 오픈 준비단계에서부터 식공간 연출가가 점포의 특성에 따라 실내 색상의 선정은 물론 인테리어와 소품의 배치, 주방 동선을 고려한 작업 공간 디자인, 종업원의 유니폼, 메뉴에 적합한 식기의 선택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하고 있다.

다만 식공간 연출이라는 개념이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생소하고 또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어서 정착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일정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2005년 한국식공간학회가 공식 출범하고 매년 학술대회의 개최와 함께 대학에 관련학과가 설치되고 각종 관련 국제대회에 우리나라 참가자들이 수상을 하는 등 단기간 내에 급속적인 발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식공간 연출과 관련된 분야의 저변 확대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국민들의 식문화에 대한 개념이 과거 궁핍했던 시절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해 한 끼 식사를 먹기에 급급했던 단계를 지나 맛과 멋, 그리고 안락함과 풍요로움을 지향하는 먹는 문화로 변화해 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식공간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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