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학생들의 밥상이 또 멈췄다
총파업… 학생들의 밥상이 또 멈췄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2.12.04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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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사와 조리실무사 참여율 상반… “노조가 갈등 조장” 비판도
현장 “학교급식 현 체계 영원하지 못할 것, 미래 고민해야 할 때”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학비연대)의 총파업이 진행되며 전국에서 약 3000여 학교가 정상적인 급식을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년 반복되는 총파업으로 인해 학교급식이 받는 피해를 어떻게든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일각에서는 학비연대가 급식실 종사자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교육부(장관 이주호)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학비연대의 파업으로 전국 1만2570개 학교 중 3181곳(25.3%)이 정상적인 급식을 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파업인데 참가자 수는 ‘침묵’

정상 급식을 하지 못한 학교 중 2780곳은 빵과 우유 등 대체식으로 급식을 운영했으며, 124개 학교는 사전 학부모에게 도시락 지참을 요청했다. 그 외에 학사일정을 조정해 급식을 하지 않은 학교가 154개, 시험 등으로 급식을 하지 않은 학교는 11개였다. 

 

파업 참여자는 전체 교육공무직원 16만8625명 중 2만1470명(12.7%)이지만, 이 중 급식종사자가 몇 명이나 포함됐는지 교육부와 학비연대 측 모두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 확인된 자료로 미뤄볼 때 조리실무사가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 이하 서울교육)의 통계에 따르면, 서울 관내 비정규직 2만4789명 중 이번 파업에 참여한 종사자는 모두 1382명이며, 이 중 조리실무사가 60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같은 흐름은 전국적으로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업의 원인은 ‘임금교섭’ 결렬이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 학비연대는 지난 9월 집단교섭을 시작해 여러 차례 실무협상을 진행했으나 양측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학비연대는 현행 1·2유형 임금체계를 통합해 단일임금 체계를 구축하고, 복리후생비·근속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지만, 교육 당국은 막대한 예산부담으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영양사·조리실무사, 단일임금?

이번 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예년과 비슷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사뭇 다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유는 학비연대에서 주요 이슈로 내세운 ‘단일임금체계’ 변경 요구 때문. 즉 현행법상 1유형(영양사)과 2유형(조리사·조리실무사)으로 구분한 현 체계에서 단일체계로 변경하라는 요구는 영양사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다. 

학비연대 측은 단일임금체계 전환 명분에 대해 “같은 직종인데도 시·도교육청별로 임금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이라고 설명하지만, 이에 대한 학교 영양사들의 반응은 매우 차갑다. 국가면허증을 취득하고 급식을 총괄하면서 실제 급식에서 문제 발생 시 책임까지 지는 영양사가 조리실무사와 동일 대우를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이 같은 분위기는 실제 파업 참여율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파업에 참여한 학교 영양사는 비공식적으로 1명뿐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이는 다른 지역도 비슷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학교영양사회 관계자는 “서울뿐 아니라 대다수 지역의 분위기가 비슷하다”며 “다들 파업 참여 자체가 영양사의 역할과 위상을 스스로 낮추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여긴다”고 전했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영양사와 조리실무사가 갖는 권한과 책임, 역할이 다른데 학비연대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결국 급식종사자 간 심각한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교급식, 이대로 영원할까

일선 급식종사자들은 전반적으로 폐암 검진 확대와 근무환경 개선 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현재 학교급식이 처한 현실에 대한 자각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체 급식비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식품비를 넘어설 정도로 처우 수준은 개선되고 있지만, 조리실무사들의 평균 업무역량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그동안 조리실무사 근무환경 개선 요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총파업을 지지했던 영양(교)사들조차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영양사단체 임원을 지냈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학교급식을 둘러싸고 곪아왔던 문제점들이 하나둘씩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며 “급식종사자들은 학교급식의 현 체계가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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