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급식관리, 체계 구축 ‘가속화’
사립유치원 급식관리, 체계 구축 ‘가속화’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3.04.0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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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육청, 교육지원청 단위로 전담 영양교사 배치 시작 
지역별 상이한 배치 인원과 규모 개선… 전문성 강화도 필요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급식관리의 ‘사각지대’로 인식됐던 소규모 사립유치원의 급식이 조금씩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청이 관내 교육지원청에 전담 영양교사 배치를 서두르고 있고, 일부 교육청은 전문성을 지닌 외부 기관과 협업에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립유치원의 급식관리 체계가 제대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학교급식법 적용 대상이 아닌 50인 미만 사립유치원 대책 등 아직 해결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김대중)은 올해 3월부터 관내 소규모 사립유치원의 급식관리를 위해 소속 7개 교육지원청에 8명의 영양교사를 배치했다. 이들은 학교급식법을 적용받으면서도 영양사 배치 의무가 없는 원생 100인 미만 사립유치원의 급식관리를 지원한다. 이에 따라 소규모 유치원급식의 식단을 만들고, 급식관리에 대한 매뉴얼도 작성한다. 또한 유치원을 순회하며 원생들의 영양관리와 식생활 지도, 위생·안전관리 등도 전담한다.

경북 경산시의 한 유치원에서 급식을 하는 모습. 이 자리에는 경산교육지원청 김영윤 교육장을 비롯한 간부공무원들이 함께했다.
경북 경산시의 한 유치원에서 급식을 하는 모습. 이 자리에는 경산교육지원청 김영윤 교육장을 비롯한 간부공무원들이 함께했다.

인천광역시교육청(교육감 도성훈)은 ‘2023학년 소규모 사립유치원 급식관리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영양교사 6명을 교육지원청에 배치했다. 이들은 사립유치원 원장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급식관리 컨설팅과 관리를 도우며, 원아의 발달단계에 적합한 식단을 구성하는 동시에 표준 레시피와 조리법 등도 안내하고 있다. 특히 월 1회 이상 해당 유치원을 방문해 조리원 교육 등도 실시한다.

경상북도교육청(교육감 임종식, 이하 경북교육청)도 다른 지역 교육청의 운영방식과 비슷하다. 경북 관내에는 100인 미만 소규모 사립유치원이 모두 94개가 있으며, 경북교육청과 산하 5개 교육지원청에 각각 1명씩 영양교사를 배치해 급식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광주광역시교육청(교육감 이정선, 이하 광주교육청)은 광주지역 내 설립되어 있는 5개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이하 어린이급식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어 소규모 사립유치원의 급식관리를 지원한다. 오랫동안 소규모 어린이급식소를 지원해온 경험과 전문성, 풍부한 식생활교육 자료 등을 함께 활용하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광주교육청 소속 영양교사와 어린이급식센터 직원들이 합동으로 유치원 현장을 방문해 컨설팅은 물론 급식관리 등을 함께 지원한다.

이외에도 아직 인력배치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다수 교육청은 학교급식 기본방향(혹은 계획)을 모델로 한 ‘유치원급식 기본방향(혹은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학기가 시작된 지난 3월부터는 유치원 원장·원감, 교사 등을 대상으로 교육청 단위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긍정적으로 유치원급식이 변하고는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먼저 지역별로 영양교사 배치 인원이 크게 다르다. 이 때문에 영양교사 1명이 맡아야 할 소규모 유치원 수에 큰 차이가 있다. A지역의 경우 B교육지원청에 배치된 영양교사는 20곳에 가까운 유치원을 지원하는 반면, C지역 D교육지원청의 영양교사는 10개 미만 유치원을 맡고 있다.

관리해야 할 유치원 범위도 지역별로 차이가 크다. 2021년 교육부가 권고한 소규모 사립유치원 지원 대상은 원생 100인 미만(50~99인) 시설이다. 애초 원생 50인 미만은 학교급식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급식운영에 전문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사립유치원 운영자와 교사들 입장에서는 50인 미만이라도 교육지원청의 자문과 컨설팅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100인 이상 시설도 마찬가지다. 
결국 이 같은 부담은 고스란히 교육지원청 영양교사의 몫으로 남게 된다. 또한 상당수 교육청은 교육지원청 영양교사를 배치하면서 유치원을 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방문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지원해야 할 유치원이 늘어나면 1명의 영양교사가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교육지원청에 배치되는 영양교사의 역량과 전문성 강화도 필요하다. 여러 급식소를 동시에 관리·지원하기 위해서는 폭넓은 경험과 전문지식, 급식 정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궁극적으로 교육 전문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부산지역의 한 영양교사는 “유치원급식의 중요성이 뒤늦게나마 강조되는 것은 다행이지만, 이미 완성 단계인 학교급식에 비해 유치원급식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교육지원청 영양교사 배치 확대 등의 해결책은 교육부와 교육감 의지가 중요한 만큼 교육 당국이 현장 실태를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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