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발병 학교 조리종사자, 집단 산재신청
폐암 발병 학교 조리종사자, 집단 산재신청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3.05.29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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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공무직본부, 근로복지공단 용인지사서 기자회견
5명 폐암 확진자 “조리환경 개선 외면한 교육청 책임” 비판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폐암을 확진받은 학교급식 조리종사자 5명이 집단으로 산업재해(이하 산재)를 신청했다.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이주호)가 공식 발표한 학교급식 조리종사자 저선량 폐CT 검사결과에서 폐암의 심각성이 확인된 후 이뤄진 첫 집단 산재 신청이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지부장 성지현, 이하 경기지부)는 지난 22일 근로복지공단 용인지사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 산재 신청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경기도 내 각 지역 학교급식실에서 10년 이상 근무해온 조리종사자들로, 화성오산지역 A중학교에서 근무한 박모 조리사를 비롯한 5명이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는 22일 오전 용인 기흥구 근로복지공단 용인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폐암 집단 산재 신청서를 전달했다.

2018년부터 2022년 6월까지 폐암으로 인한 산재 승인건수는 모두 32건. 같은 기간 동안 불승인 건수는 4건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아직 산재 승인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사례가 8건이나 되기 때문에 산재 건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교육부의 폐CT검사 검사결과에서 ‘폐암 의심’ 판정을 받은 조리종사자가 경기도에만 125명(전체 검사자 1만1426명)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사실상 ‘폐암 확진’이라고 받아들여지는 ‘폐암 매우 의심’ 소견자도 31명이나 돼 추후 폐암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경기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폐CT검사 결과에 대해 대다수의 조리종사자들은 ‘올 것이 왔다’고 평가하는 분위기였다”며 “조리종사자들의 환기시설 개선 요구가 있을 때마다 경기교육청은 항상 무덤덤했고 그 결과가 ‘폐암 의심’ 소견자 125명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기지부는 “국가가 운영하는 학교에서 일한 전체 조리종사자의 30%가 ‘폐 이상 소견’을, 1%가 폐암을 얻는 경우가 납득이 되는가”라며 “이는 정부가 방치하고 교육청이 자행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기지부는 이번 산재신청은 ‘1차 신청’임을 명확히 했다. ‘폐암 의심’ 소견을 받은 125명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 폐암 확진자과 함께 여름경 2차 산재 신청을 실시할 계획이다. 경기지부에 따르면 조리종사자 중 폐암으로 인한 산재 승인 사례가 지난 4년간 32건에 달한 상황이라 산재 승인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경기지부 관계자는 “산재승인과 별개로 당장 조리실 환경개선이 시급한 학교가 아직도 많은데 이에 대한 개선도 꾸준히 요청할 것”이라며 “교육부의 조리실 환경개선예산이 올바르게 사용되는지도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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