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급식 운영 ‘비책’이 공개됐다
[특집] 급식 운영 ‘비책’이 공개됐다
  • 박준재 기자
  • 승인 2023.07.13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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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급식전 식단구성공유회, 생생한 급식 노하우 전파
뜨거운 호응 속 인플루언서 영양(교)사 7인 경험담 공유

[대한급식신문=박준재 기자] ‘2023 우수급식·외식산업전(이하 급식전)’이 지난달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해 3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24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급식전에서 열린 다양한 부대행사 중 실질적인 급식 운영자인 영양(교)사들의 큰 호응을 받은 프로그램은 역시 ‘식단구성공유회’였다. 

식단구성공유회에 연사로 나선 7인의 영양(교)사들은 각자가 급식 현장에서 터득한 나름의 ‘비책’을 소개했다. 그들은 평범이 아닌 색다름을 활용한 ‘최상의 급식’을 소개하고, 팀워크 좋은 영양교사와 조리사, 조리실무사는 ‘급식 어벤저스’라고 표현했다. 

또 자율선택급식은 결국 ‘교육급식의 일환’이라고 강조하며, 3식 학교의 급식을 잘하기 위해서는 ‘트렌드 파악’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영양(교)사·이용객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특식’과 ‘추석을 담은 급식’으로 기쁨을 전하는 노하우, 급식이란 먹는 것이 아닌 ‘식사의 재미와 행복 드리는 것’이라는 사실도 과감히 공개했다.

이처럼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감 없이 공개한 영양(교)사 7인의 주요 강연내용을 대한급식신문이 요약해봤다. 
 


◆ 주목받았던 7인의 노하우는? ◆

“평범과 색다름의 활용, 최상의 급식”

(재)건설기술교육원 최정현 영양과장

최정현 영양과장
최정현 영양과장

최정현 영양과장은 현재 단체급식 흐름에 대해 “‘변화와 개선 없는 평범한 급식’ 또는 ‘외식 콘셉트에 과하게 치우쳐 있는 급식’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 흐름의 장·단점을 적절하게 활용해 이용객에게 매일 특식 같은 새로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최상의 급식’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새로운 식자재를 활용해 매일매일 색다른 급식을 제공한다는 느낌을 피급식자들에게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과장이 이번 식단구성공유회에서 제안한 식단은 전복영양밥과 해초물회, 치킨먹물튀김으로 구성한 ‘복날 식단’이었다. 최 과장은 “복날 추천 메뉴로 영양 식재료인 전복과 시원 새콤한 물회를 함께 제공하면 더운 여름철에 입맛을 돋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전복 가격이 부담된다면 차선책으로 버섯 영양밥을 추천했다. 같은 재료여도 전복의 양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 그리고 치킨먹물튀김도 감자튀김과 함께 섞으면 단가를 낮추면서 보다 풍성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팀워크 좋은 우리는 ‘급식 어벤저스’”

창녕 고암초등학교 김정옥 영양교사

김정옥 영양교사
김정옥 영양교사

김정옥 영양교사는 학교급식을 운영하는 영양(교)사들의 애환에 대해 “한정된 예산에 맞추기 위해 고민하다 보면 ‘행정직 사무원’, 학생들에게 밥상머리 교육할 때는 ‘엄마’ 그리고 어떤 이벤트를 할지 떠올리고 있다 보면 ‘기획자’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영양(교)사가 얼마나 많은 역할을 맡고 있는지 설명하는 동시에 전문직으로서 영양(교)사가 가진 잠재력까지도 표현했다.

김 영양교사는 “영양(교)사 혼자서 아무리 좋은 급식을 위해 노력해도 조리사, 조리실무사와 팀워크가 좋지 않으면 구상한 내용을 완벽하게 표현하기 어려우므로 팀워크를 다지기 위한 역량도 필요하다”며 “이러한 노력이 빛을 발할 때 신메뉴 아이디어가 샘솟고, 이를 최대치로 구현해 낼 때는 그야말로 ‘급식 어벤져스’가 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 영양교사가 제안한 레시피는 ‘키조개치즈오븐구이’. 키조개에 피망과 파프리카, 마늘 등을 담고 치즈로 덮은 다음 오븐으로 굽는 요리다. 김 영양교사는 “키조개 껍질까지 식판에 올려 학생들의 시선을 끄는 동시에 몸에 이로운 다양한 영양소까지 제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율선택급식, 결국 교육급식의 일환”

성남외국어고등학교 신지희 영양교사

신지희 영양교사
신지희 영양교사

신지희 영양교사는 지난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올해 확대되고 있는 ‘경기도교육청 자율선택급식’ 프로그램에 대해 발표했다. 신 영양교사는 지난해 시범학교로 선정된 성남외국어고등학교에서 자율선택급식을 직접 운영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자율선택급식의 가치와 필요성을 알게 된 신 영양교사는 올해도 계속해 참여하고 있다. 

신 영양교사가 자율선택급식을 운영하며 제공한 식단은 ‘보리밥’ ‘쇠고기무국’ ‘돈육고추장불고기’ ‘숙주미나리무침’ ‘야채떡볶이’ 그리고 ‘쌈코너’ 등이다. 신 영양교사는 “한식 위주의 전통적인 식단구성에서 쌈코너를 추가해 다양한 종류의 쌈을 학생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또 다른 식단에서는 한식과 간편식, 죽, 과일 등을 골고루 제공해 학생들이 선택해 먹을 수 있도록 제공했다.

신 영양교사는 “자율선택급식은 영양 섭취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생들의 급식 선택권을 보장함으로써 선택과 책임, 의무에 대해 배우는 ‘교육급식’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3식 학교, 트렌드 파악이 가장 중요”

김천 율곡고등학교 김수빈 영양교사

김수빈 영양교사
김수빈 영양교사

김수빈 영양교사는 3식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영양(교)사가 겪을 수밖에 없는 애환과 고민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영양교사는 “학교에서 하루 세 끼를 먹는 학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최근 트렌드를 따라잡는 새로운 메뉴”라며 “이 때문에 SNS를 통한 학생들과의 소통, 다양한 매체(유튜브, TV, 책 등), 맛집 탐방 등 급식에 적용해 볼 수 있는 메뉴를 끊임없이 찾아내고 연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맛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급식으로 떠나는 여행’과 ‘컨셉 급식’이었다. 김 영양교사가 급식으로 보여준 태국 여행은 ‘푸팟퐁커리’ ‘랭쌥’ ‘타이누들샐러드’로 구성됐다. 여기에 살짝 얹은 것은 한국식 ‘김치콩나물국’. 

또한 컨셉 급식은 TV 예능 ‘윤스테이’를 활용한 급식으로, ‘트러플짜장라면’ ‘우대갈비’ ‘채소구이’를 메인메뉴를 잡고, 배추김치와 저당요구르트를 가미했다. 김 영양교사는 “영화 기생충으로 인해 ‘채끝짜파구리’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시점에 생각해낸 식단 조합”이라며 “말하지 않아도 의미를 파악한 학생들이 ‘센스대박’이라고 표현해줘 무척 기뻤다”고 말했다.

 


“영양(교)사·이용객 모두의 기쁨, ‘특식’”

명성에프엠씨 유니셈 김민지 영양사

김민지 영양사
김민지 영양사

김민지 영양사는 “최근 단체급식의 화두라면 ‘특식’이 아닐까”라며 “하지만 특식 지원금은 없고 쓸 수 있는 식품비가 부족하다면 영양(교)사의 부담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고민하고 힘들게 구성해 제공하는 특식이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돌아온다면 그 감동과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벅차고 행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영양사가 제안한 메뉴는 ‘여름 보양식 메뉴 특식’과 ‘뚝배기를 활용한 양식 메뉴 특식’. 여름 보양식 메뉴는 문어숙회물회와 소면말이, 전복내장톳밥, 너비아니깻잎전으로 구성됐다. 이 식단에서 포인트는 문어가 워낙 고단가인지라 1인량을 채우기 어렵기 때문에 소라채를 함께 세팅하는 것이다. 

뚝배기를 활용한 양식 메뉴는 뚝배기경성함바그와 후리가케밥, 떠먹는오븐피자로 구성됐다. 즉 메인요리 경성함바그를 뚝배기로 제공하는 특식이다. 또한 떠먹는오븐피자는 식빵 위에 혼합 야채와 소세지, 스위트콘, 올리브, 피자치즈을 얹고 오븐으로 구우면 완성. 김 영양사는 “떠먹는 오븐피자는 식빵 소진을 위해 선택했는데 퀄리티뿐만 아니라 맛까지 좋아 만족스러웠던 메뉴”라고 설명했다.

 


“‘추석’을 담은 급식, 입소자들의 기쁨”

사회복지법인 창인요양원 주희란 영양사

주희란 영양사
주희란 영양사

주희란 영양사는 병원과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곳의 특징은 피급식자가 365일 내내 시설에 머물며 급식을 한다는 것. 주 영양사는 “입소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색다른 식단을 준비하고,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방식 등을 고민해야 한다”며 “외식과 외출이 제한된 장애인들은 이 같은 어려움이 더하기 때문에 특식과 행사식에 더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주 영양사는 명절에도 시설에 머물러야 하는 입소자들을 위해 ‘추석을 담은 한상’을 제안했다. 이 메뉴는 소고기탕국과 돼지갈비찜, 잡채와 모둠전 등 추석에 주로 먹는 음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 영양사는 “새벽 6시부터 특식을 준비하며 정말 바쁜 하루를 보냈지만, 추석의 따뜻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전할 수 있었다는 마음에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나무통밥과 달래된장찌개, 남도떡갈비정식, 궁채들깨볶음으로 구성한 ‘한식을 식판에 담았다’라는 식단도 있다. 주 영양사는 “‘색다른 한식’에 대해 고민하다 떠오른 대나무통밥을 제공하자는 생각을 현실화했다”고 설명했다. 

 


“급식, 식사의 재미와 행복 드리는 것”

아워홈 이미정 영양사

이미정 영양사
이미정 영양사

최근 약과와 같은 이른바 ‘할매니얼 메뉴’들이 각광 받는 지금, 이미정 영양사는 “‘급식도 패션과 같은 유행이고 트렌드다’는 말에 더욱 공감하고 있다”며 “그런 트렌디하고 디테일한 요소들을 급식 메뉴에 적용하는 방법을 찾아보기 위해 더욱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양사란 밥을 단지 먹는 수단이 아닌, ‘재미(fun)’를 드리고, 식사 시간을 행복하게 해드릴 수 있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재미를 주기 위해 시도한 방법 중 하나가 ‘샘플케이스’의 변화다. 실제 이 영양사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을 때 선수들을 형상화한 그림을 샘플케이스에 그리거나 ‘오징어게임’이 주목받는 시절에는 밥과 계란말이만으로 ‘영희’를 구현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달고나게임’을 급식과 함께 운영하거나 ‘오징어짬뽕’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 영양사는 “이벤트는 영양사의 일상”이라며 “맛과 재미를 모두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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