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의심 사고, ‘교정급식’서 터졌다 
식중독 의심 사고, ‘교정급식’서 터졌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3.08.03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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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치소, 폭염 속 식중독 의심증세 환자 대량 발생
최근 상승한 기온으로 급식이 원인일 가능성 매우 높아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지난달 말 수도권에 있는 교정시설에서 재소자 상당수가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교정시설을 관리하는 법무부(장관 한동훈)는 식중독 의심 증세 발생을 인정하고, 재소자들에게 의료처우를 제공하는 한편 식중독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대한급식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9일 경기 의왕시 소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재소자 중 상당수가 갑작스런 복통과 설사 증세를 호소했고, 식중독 의심증세로 본 구치소 측은 이 사실을 즉시 의왕시보건소와 의왕시청에 신고했다. 법무부 측은 발생 보고 후 한동훈 장관도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대응상황을 점검하고 철저한 대비태세를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서울구치소에서 재소자 상당수가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9일 서울구치소에서 재소자 상당수가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보고된 식중독 의심증세 인원은 최초 30여 명으로 알려졌지만,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 식중독 의심 환자는 300여 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법무부와 의왕시는 정확한 식중독 의심증세 인원을 확인해달라는 대한급식신문의 요청에 구체적인 답변을 거부했다. 

서울구치소의 재소자 정원은 2000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2500여 명이 수용돼 ‘과밀’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2500여 명의 재소자 가운데 300여 명이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인 것이어서 매우 심각한 사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8월 3일 기준)으로는 구치소에서 제공한 급식이 원인일 가능성에 가장 큰 무게가 실린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급식이 식중독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고, 재소자 급식은 그 특성상 전문 조리인력 대신 재소자들이 직접 조리를 하는 터라 사실상 위생 공백이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다. 

특히 교정시설 특성상 재소자 급식과 교정공무원 급식이 분리돼 있어 재소자 급식의 경우 식단 작성과 식자재 발주·공급 정도만 영양사가 맡는 구조다. 즉 재소자 급식에 실질적인 조리와 관리를 사실상 비전문가인 보안과 공무원들이 담당하는 형태여서 다른 급식과 달리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서울지역의 한 급식 관계자는 “그동안 교정급식은 특유의 폐쇄적 구조로 인해 급식 운영에 문제가 생기거나 식중독 사고가 발생해도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채 묻힐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교정급식 조리인력 체계와 위생관리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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