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잼버리 ‘불똥’ 단체급식에도 튀었다
새만금잼버리 ‘불똥’ 단체급식에도 튀었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3.08.25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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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중단으로 식음서비스 주관한 아워홈 수십억 손해 볼 듯
총체적 부실 운영… 지역 식자재 업체 이용 강권 의혹도 ‘솔솔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전세계적으로 비판을 받은 ‘2023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이하 새만금잼버리)’로 인해 단체급식업계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만금잼버리의 주요 식음서비스를 맡은 아워홈(대표 구지은)을 비롯한 관련 업체들은 물질적 피해를 넘어 장기적으로 ‘K-급식’과 ‘K-푸드’ 등의 위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단 새만금잼버리에서 각국 참가자들과 대회 운영요원, 자원봉사자들의 식사 공급을 맡았던 아워홈은 적어도 수십억 원가량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워홈은 식음서비스 부문 공식 후원사로써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12일까지 4만3000명의 식사를 맡기로 했다. 앞서 새만금잼버리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지난 3월 입찰을 통해 아워홈을 선정했고, 아워홈은 이때부터 전세계인들을 위한 다양한 메뉴개발과 식자재 조달, 위생관리 등에 심혈을 기울이며 준비에 나섰다.

2023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에 참가한 독일 스카우트 대원들이 텐트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출처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3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에 참가한 독일 스카우트 대원들이 텐트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출처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그러나 결과적으로 모든 스카우트대원들이 예정보다 사흘이나 일찍 새만금잼버리를 떠나게 됐고, 아워홈이 준비한 식자재와 다양한 종류의 밀박스(도시락)는 사용되지 못했다. 새만금잼버리를 앞두고 예행연습 격으로 준비했던 ‘프레잼버리’ 행사에서 제시된 한 끼 식사 기준금액이 평균 8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4만3000명이 사흘간 먹을 식사와 밀박스 등은 고스란히 아워홈의 손해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언론보도 등을 종합해보면, 이 같은 예산 규모는 23억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아워홈이 올해 3월 조직위와 맺은 식음서비스 규모가 101억 원에 달한다고 밝힌데다, 운영상의 문제로 세계스카우트연맹의 공식 철수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철수한 각국 대표단이 상당히 많아 손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아워홈과 조직위가 어떤 형태의 계약을 맺었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아워홈의 손실을 조직위가 부담하지 않는다면 향후 더 큰 손해가 발생할 소지도 크다. 이에 대해 아워홈 관계자는 “식음서비스 계약 혹은 손해에 대해서는 계속 조직위와 논의 중이어서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식사의 질을 떠나 새만금잼버리 초반에 불거진 ‘곰팡이 구운달걀’ 사태와 부실한 식수 설비 등도 궁극적으로 식음서비스의 하나로 봐야 하는 터라 아워홈에 모든 책임이 떠넘겨질 가능성도 있다.

급식 준비 과정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8월 초순, 즉 우리나라에서 가장 기온이 높은 시기에 사실상 기존 인프라가 전무한 장소인 새만금에서 치러지는 대회인 탓에 식자재 공급 및 보관, 조리, 배식 등 모든 부문에서 문제가 생길 여지가 충분했음에도 조직위뿐만 아니라 정부와 자치단체 모두 안일하게 준비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문제가 된 곰팡이 구운달걀을 납품한 업체는 전북지역 업체였고, 조직위가 아워홈에 해당 업체를 이용하라고 요구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단체급식업계에서는 현재 정부 입장과 조직위 태도, 계속 나오는 추가 언론보도들을 보면 자칫 급식업계가 ‘희생양’이 되는 것은 물론 ‘K-급식’의 위상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급식업체 관계자는 “새만금잼버리 파문과 같은 일이 또다시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원인 규명과 책임소재가 명확히 가려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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