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걸리는 소고기 드라이에이징, 48시간만에 가능
3주 걸리는 소고기 드라이에이징, 48시간만에 가능
  • 박준재 기자
  • 승인 2023.08.30 2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진청, 소고기 단기 숙성기술 개발해 민간에 기술이전 및 사업화
육질 25% 연해지고 풍미 1.5배 증가해, 향후 소비자 접근성 증대 전망

[대한급식신문=박준재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 이하 농진청)은 48시간 만에 3주 이상의 건식 숙성(드라이에이징)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라디오파 소고기 단기 숙성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축산물 소비량은 58.4kg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또한 각종 매체를 통해 숙성육이 소개되면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주간 건식 숙성 소고기(위)와 6주간 건식 숙성 소고기(아래)
1주간 건식 숙성 소고기(위)와 6주간 건식 숙성 소고기(아래)

기존 건식 숙성은 고기가 연해지고 풍미는 좋아지나 축산업 현장에서는 3주 이상의 긴 숙성기간 동안 발생하는 재고부담과 고기를 숙성한 뒤 먹을 수 있는 부분이 생고기 대비 60~70% 밖에 되지 않아 실질적으로 건식 숙성을 보편화하기는 어려움이 따랐다.

이에 농진청은 소고기 건식 숙성의 산업화와 대중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라디오파 소고기 단기 숙성기술’을 개발한 것. 이승돈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원장은 “소고기 숙성은 소고기 속 다양한 효소가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며 이뤄진다”며 “15도 이상에서 소고기를 숙성하면 미생물 오염 우려는 있으나 효소 반응은 촉진된다는 기존 연구 결과에 착안해 라디오파 소고기 단기 숙성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라디오파로 소고기를 가열하는 동시에 고기 표면의 미생물 증식을 막기 위해 영하의 냉풍을 쏘이는 방식이다. 고기 표면에 흡수되는 파장이 짧은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와 달리 파장이 긴 라디오파를 이용해 고기 내부를 가열하면서 표면을 냉각할 수 있었다.

기술 적용 결과 48시간 만에 고기 육질은 25% 부드러워졌으며 건조 전 무게 대비 풍미를 느끼게 해주는 인자는 1.5배 늘어났다. 이는 기존 건식 숙성 방식을 3주간 적용한 것보다 높은 효과다.

기존 건식 숙성 방식으로 고기를 숙성하면 건조에 의한 무게 감소 이외에 상한 부분, 딱딱해진 겉면을 제거하기 때문에 수율이 60~70% 정도다. 그러나 이 기술을 적용하면 건조에 의한 무게 감소만 있어 85% 정도로 수율이 높은 편이다.

또한 이 기술을 적용할 때 고기 표면에 특정 유산균이나 효모 등을 바르면 발효 향, 제빵 향 등 개인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풍미의 숙성 소고기를 만들 수 있다.

농진청은 진열장(쇼윈도) 형태의 숙성장치를 개발했으며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처리용량을 늘리고 장치 가격도 낮추는 중이다. 현재 이 장치에서 1회에 숙성할 수 있는 양은 20kg 정도다.

농진청은 3개 산업체에 관련 기술을 이전해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원장은 “이번 연구는 축산물에 공학 기술을 접목해 산업화에 접근한 구체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축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이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농산물을 선택하고, 농가는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기술확산과 보급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