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정 영양(교)사들을 위하고 챙기는 일
[기자수첩] 진정 영양(교)사들을 위하고 챙기는 일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3.09.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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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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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대다수 영양(교)사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기자는 ‘기자수첩’ 쓰는 것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그런데 ‘2023 영양사학술대회’와 동일한 기간 및 장소에서 열린 ‘2023 식품·기기전시회(이하 전시회)’에서 제공된 경품 ‘골드바 논란’ 이후 이번 사안이 얼마나 심각한지 인지하지 못하는 이들이 너무 안타깝다. 이들에게 경각심과 조언을 하기 위해서는 기자수첩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생각에 또다시 PC 자판 위에 손을 올렸다. 

(사)대한영양사협회(회장 김혜진, 이하 영협)와 농업회사법인 ㈜다솔(이하 다향오리)을 비롯해 이번 전시회에서 고가 경품을 제공한 업체들은 기자가 왜 이렇게 이번 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대다수 영양(교)사들에게 ‘골드바’라는 단어는 그야말로 ‘역린’이다. 골드바가 주는 의미 때문이다. 대표적인 ‘금품’ 중 하나인 골드바는 자연스럽게 2016년 우리 사회를 뒤흔든 ‘학교급식 대규모 리베이트’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학교 영양(교)사는 물론 영양사직을 수행하는 모든 이들을 억울하게 했고, 분노하도록 했으며, 허탈하게 만들었던 사건이다. 아무 잘못이 없는 수많은 학교 영양(교)사들은 명예와 신뢰를 잃어야 했고, 억울함 속에 학교를 스스로 떠난 이들도 있었다. 느슨하게 인지했던 ‘청렴’의 중요성을 배우는 대가로는 지나치게 가혹했다.

결과적으로 많은 영양(교)사들은 더 이상 ‘금품’이나 ‘대가’라는 단어와도 인연을 끊게 됐다. 몇 년 전까지 활개를 쳤던 식자재업체 홍보영업사원(일명 홍보영양사) 활동이 위축된 이유도 영양(교)사들이 더 이상 이들이 건네는 샘플이나 선물 등을 거절했기 때문일 것이다. 

오히려 과한 영업에 나서는 업체를 학교와 상의해 거부목록에 올리는 영양(교)사들도 많았다. 그렇게 곳곳, 그리고 각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영양(교)사들이 다수 있음에도 ‘영양사 대표단체’라는 영협은 식자재업체가 마음먹고 주는 ‘뇌물?’을 묵인했고, 식자재업체는 홍보 물품에 선을 넘는 ‘금품’을 제공했다. 

‘불특정 다수’의 해석과 범위, 경품수령자의 공직자 여부 등 그들에게 제기되는 문제점은 일단 접어두자. 영협과 다향오리 측의 의도와 과정이 어떠했을지 몰라도 ‘경품으로는 과도한, 골드바가 영양(교)사들에게 제공됐다’는 사실만큼은 인정해야 했다. 

잘못을 억지로 인정하라는 뜻이 아니다. 설사 골드바 제공행위가 현행법을 어긴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업체는 과도한 경품이었음을 인정하고, 다음에는 다른 방식으로 홍보하겠다고 하는 것이 정상 아닐까? 

전시회를 주최한 영협 또한 업체의 행위를 세밀하게 관리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다음 전시회 때는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어야 했다. 그럼에도 영협은 ‘경품은 업체 판단’이라며 ‘나몰라라’했고, 법을 마음대로 해석했으며, 일부 영양사들에게는 잘못된 정보까지 성실히(?) 제공했다. 반면 이를 지적하는 언론사에는 아직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다향오리도 마찬가지다. 만천하에 드러난 사실을 침묵으로 감추고,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싫든 좋든 지금 영협은 유일한 영양(교)사 대표단체다. 부디 영협이 자신들의 이익과 안위가 아닌, 모든 영양(교)사들의 위상 강화와 처우를 먼저 생각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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