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영양교사, ‘영양교육 수업시수’ 확보 길 열려
[분석] 영양교사, ‘영양교육 수업시수’ 확보 길 열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3.11.13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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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 주요내용] 
교육부, 2025년까지 영양교육체험관 모델 개발해 보급
나트륨·당분·트랜스지방, ‘위해가능영양소’로 지정 검토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정부가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주호 교육부총리 겸 장관 주재로 제9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제2차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2024~2028) (이하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목적으로 한 기본계획은 학생들의 체육, 보건, 급식 등의 분야에 대한 정부의 5개년 계획이다. 2019년부터 실시된 1차 기본계획에 비해 2차 기본계획은 보다 발전되고 의미 있는 내용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예산 확보와 시행까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내용도 있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 편집자주 -

 

지난달 30일 이주호 교육부총리 주재로 열린 사회경제장관회의에서 ‘제2차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이 발표됐다. 학교급식 주무 부처인 교육부는 이번 기본계획에서 기존 1차 기본계획보다 훨씬 개선된 내용을 포함시켜 관심을 끌었다.
지난달 30일 이주호 교육부총리 주재로 열린 사회경제장관회의에서 ‘제2차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이 발표됐다. 학교급식 주무 부처인 교육부는 이번 기본계획에서 기존 1차 기본계획보다 훨씬 개선된 내용을 포함시켜 관심을 끌었다.

 

영양·식생활교육’ 확대 이뤄질 듯

기본계획에서 제시한 많은 목표 중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영양·식생활교육의 확대다. 주무 부처인 교육부는 2026년까지 비만·저체중·특수교육 대상 학생 등 식습관 조기 중재가 필요한 학생들의 영양상담 내실화를 위한 교육자료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건강상태에 따른 맞춤형 교육자료인 셈이다. ▲2024년에는 비만 학생 대상 ▲2025년에는 저제중 학생 ▲2026년에는 특수학생을 위한 교육자료다. 특히 누리과정과 연계해 교육자료를 개발하고, 교육 공간도 확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계획은 기존의 식생활교육의 방향을 전환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된다. 다소 추상적이었던 식생활교육의 대상을 세밀하게 설정하고, 대상에 따른 ‘맞춤형 식생활교육’을 시행할 수 있어 영양교사가 가진 전문성과 지식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지역의 한 영양교사는 “700명의 학생들에게 ‘채소와 김치를 자주 먹고 군것질하지 마라’ 같은 이야기는 영양교사가 아닌 학부모도 할 수 있는 말”이라며 “저체중 학생과 면담하고 학생의 가정상황, 선호하는 음식, 지난 일주일간 섭취한 음식 등의 정보를 토대로 식습관 개선을 조언하는 것은 영양교사만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곧 영양사 직군이 나아갈 방향인 ‘헬스케어 전문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어 영양·식생활교육을 위한 공간 확충도 언급했다. 전국에서 처음 설립돼 다양한 체험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부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하윤수, 이하 부산교육청)의 ‘영양교육체험관’을 좋은 사례로 지목했다. 

또 올해 부산교육청이 추진하는 ‘학교식당 공간 혁신 사업’도 획일적인 식사 공간을 소통과 휴식이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교육부는 이를 토대로 내년부터 식생활체험관 공간 개선 모델을 개발해 보급하고, 2025년부터 교육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나친 학교급식 외식화, 바뀔까

교육부가 언급한 ‘건강한 급식 제공’도 주목해야 할 변화다. 교육부는 최근 외식과 가공식품 섭취가 증가하는 학생들의 식생활 환경변화를 반영해 학교급식 ‘영양관리기준’을 개정하고, 조리법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외식과 가공식품 섭취로 나트륨과 당분, 트랜스지방 등의 섭취가 늘어나기 때문에 이를 급식에서 줄여나가겠다는 의도다. 

현재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로 구성된 ‘섭취권장영양소’ 이외에 나트륨, 당분, 트랜스지방을 ‘위해가능영양소’로 지정해 병행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내년 ‘학생영양 섭취실태 분석연구’ 용역을 진행해 개선방안을 마련한 뒤 이를 토대로 학교급식 영양관리기준을 개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뜻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지나친 ‘학교급식의 외식화’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정된 예산으로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메뉴를 편성하고, TV와 인터넷 등에서 소개된 메뉴를 완제품 형태로 공급받다 보니 나트륨, 당분, 트랜스지방은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성분들은 단백질·비타민과 다르게 명확한 측정이 어렵다. 

지역의 한 영양교사는 “단백질과 비타민 등의 함량은 농촌진흥청 혹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공한 영양성분 자료를 통해 측정이 가능하지만, 당분이나 트랜스지방은 영양성분 자료가 없어 공식 수치화가 불가능하다”며 “저염·저당 캠페인을 강조하는 건 가능해도 위해가능영양소를 지정해 일정 수치까지만 사용을 명시하는 건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치가 학교급식의 외식화를 우려하는 일선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결과라고 판단된다”며 “위해가능영양소 지정까지는 아니어도 학교에 지속적으로 사용 억제를 강조하면 학교급식 본연의 목적 유지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학교급식에서 칼로리와 트랜스지방 함량을 낮출 수 있도록 튀김 등의 조리를 오븐 조리로 대체하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오븐 조리는 급식실 내 조리흄 발생을 줄일 수 있어서 더 큰 관심을 받는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오븐 급식 레시피와 교육 영상을 개발해 일선 학교에 보급한다. 그리고 ‘오븐 조리 선도학교’를 운영해 2025년부터 전국 학교에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영양수업 실시 가능성 높아졌다

영양교사들에게 특히 주목받는 내용은 ‘안정적·체계적인 건강교육 시간 권고안’이다. 교육부는 이 건강교육의 정의에 ▲질병(감염병 포함) 예방 ▲정신건강 ▲응급처치 ▲영양·식생활 ▲체력증진 등을 포함시켰다. 그리고 교육부는 2025년까지 학생 건강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교육 구성안을 포함한 지도용 가이드를 제작할 계획이다. 

이번 지침에 대해 일선 영양교사들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반기고 있다. 이를 해석하면 영양·식생활교육은 구체적인 건강교육의 한 종류이며, 일선 학교에서 건강교육 시간을 적극적으로 편성하도록 권고한다는 것이다. 

강원지역의 한 영양교사는 “영양·식생활교육을 건강교육의 한 범주로 묶어 다른 보건·안전교육처럼 지속적으로 수업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라며 “다만 다른 비교과교사들과 수업시간 확보 경쟁을 해야 한다고 볼 수도 있으나 영양교사 역량과 노력 여하에 따라 정당하게 수업시수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교육부 지침으로 마련됐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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