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교)사에게 위생점검 떠넘긴 교육지원청 ‘비난 쇄도’
영양(교)사에게 위생점검 떠넘긴 교육지원청 ‘비난 쇄도’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3.12.11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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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하남교육청, 영양(교)사 전원 위생점검단에 편성
영양(교)사에게 개별 연락해 점검단 참여 압력 넣기도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경기지역의 한 교육지원청이 규정상 지역교육청 공무원이 맡아야 할 연 2회 학교급식 위생점검을 일선 영양(교)사들에게 일방적으로 떠넘기고 있어 반발이 거세다.

경기도영양교사회(회장 이미정, 이하 경기영양교사회)와 광주하남영양교사회는 지난 4일 경기 광주하남교육지원청(교육장 김성미, 이하 광주하남교육청)을 항의 방문하고, 담당 국장을 만나 올해 초부터 진행된 광주하남교육청의 ‘학교급식 위생점검단’ 운영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지역의 한 교육지원청이 영양(교)사들에게 위생점검을 일방적으로 떠넘겨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한 학교급식 조리실에서 위생점검을 하는 모습.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이주호)가 매년 발표하는 ‘학생건강증진 정책방향’에 따르면, 각 교육청 산하 교육지원청은 연 2회 관할 학교급식소를 방문해 급식위생·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학교 수가 많은 경기지역은 교육지원청 내 인력이 부족해 해당 학교 영양(교)사를 학교급식 위생점검단으로 편성해 위생점검을 실시해왔다.

광주하남교육청도 올해 상반기 위생점검을 교육지원청 공무원과 32명의 영양(교)사로 점검단을 구성해 진행한 바 있다. 이는 광주하남지역 특성상 지역이 넓고, 점검해야 할 대상(학교 96곳, 단설유치원 11곳)이 많아 영양(교)사들이 자발적으로 협조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광주하남교육청이 지난 9월 기존 점검단을 무효화하고, 102명에 달하는 광주하남지역 영양(교)사 전원을 위생점검단으로 편성해 학교별로 자체 교차점검하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확산됐다.

경기영양교사회 관계자는 “광주하남교육청이 경기도내 타 지역의 자체 점검을 근거로 내세우며, 자체 점검을 요구해 당황스러웠다”며 “업무량이 많은 영양(교)사들이 교육지원청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협조했는데 이용당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교육지원청에서는 개별적으로 영양(교)사들에게 전화해 점검단에 동참하라고 강요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일선 영양(교)사들은 이 같은 정책에 반발해 2개월간 위생점검단 참여를 거부했고, 결국 광주하남교육청은 지난달 28일 영양(교)사 63명으로 위생점검단을 재편성했다. 하지만 이번 갈등으로 약 2개월간 위생점검이 진행되지 못한 탓에 한 달 남짓한 시간 동안 100여 개의 학교·유치원을 점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경기영양교사회 관계자는 “시간이 촉박해 점검에 대한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점검 과정에서 사고라도 발생하면 누구에게 책임을 떠넘길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미정 경기영양교사회장은 대한급식신문과의 통화에서 “교육지원청은 학교 현장에서 지원을 필요로 하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임에도 영양(교)사의 상위 기관이라는 인식이 너무 강해 벌어진 일이 아닌가 싶다”며 “학교급식소 위생점검은 추후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점검단 운영이 필요할 시 10년 차 이상 영양교사 등 경력자로만 참여하도록 하는 등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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