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수업도 ‘온라인 플랫폼 시대’ 오나
영양수업도 ‘온라인 플랫폼 시대’ 오나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3.12.22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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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역 5명의 영양교사가 펼치는 ‘온라인 영양수업’ 화제
아이들이 기다리는 영양수업, 영양교사로서 가장 보람찬 순간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만들어 보는 활동을 같이 해요~ 빵을 이렇게 뜯어보세요~ 빵 봉투가 펼쳐지게. 그리고 생크림을 얹어주세요. 조심스럽게… 가장 큰 빵을 위에 얹으면! 완성!”(김시온 영양교사)

“선생님~ 여기 빵 봉지에 트랜스 지방이라고 적혀 있는데요. 지방이랑 어떻게 다른 건가요?”(조도초 거차분교 학생)

전남지역 영양교사들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영양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전남지역 영양교사들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영양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우리 몸은 탄수화물과 단백질이랑 지방이 필수적으로 필요해. 신체를 유지하고 성장하는 필수영양소. 그런데 트랜스 지방은 좀 달라. 먹으면 우리 몸에 쌓이고, 잘 배출이 안 돼 좋지 않아. 그러니까 앞으로 먹을 거 살 때 잘 보고 몸에 안 좋은 성분이 들어있는 음식은 가급적 먹지 않는 게 좋아.”(김민경 영양교사)

학교 학생 수가 1~3명에 불과한 터라 학교급식을 실시할 수 없었던 분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영양수업이 화제다. 전남지역 4명의 영양교사가 힘을 합해 영양수업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학생들에게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영양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김시온 나주중앙초등학교(교장 박종상) 영양교사를 비롯해 김민경 나주초등학교(교장 송춘달) 영양교사, 정미광 공산초등학교(교장 임은영) 영양교사, 문애현 봉황초등학교(교장 허홍렬) 영양교사, 배샘나 남평초등학교(교장 배정옥)가 그 주인공.

온라인 영양수업은 김시온 영양교사가 지난해 처음 시작했다. 김 영양교사는 학생이 소수인 분교는 급식이 운영되기 어렵고, 당연히 영양교사가 배치될 수 없어 식생활교육도 못 받는다는 생각에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김대중, 이하 전남교육청)에 분교 아이들을 위한 온라인 영양수업 계획서를 제출해 소액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2022년 첫 편성된 예산은 1개 학교에 150만 원. 영양교사연구회를 운영하기에도 빠듯한 이 예산으로 김 영양교사는 1년간 영양교사의 ‘존재 의미’를 각인시켰다.

1년에 한번 영양교사들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영양교육을 실시했다.
1년에 한번 영양교사들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영양교육을 실시했다.

김 영양교사는 “지난해 1년간 영양수업에 적극적인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올해는 계획을 더 키웠다. 김민경 영양교사 등 네 명의 영양교사가 참여하면서 참여학교도 늘렸다. 월 1회 수업이 진행되는데 수업에 앞서 분교로 영양수업을 위한 교재와 수업 도구를 전달하고, 수업 당일 4명의 영양교사가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해 교육을 함께 진행한다.

이 같은 온라인 식생활교육을 진행하며 영양교사들도 느낀 바가 많다고 한다. 아이들이 더 먼저 식생활교육을 기다리고, 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영양교사의 존재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이러한 영양수업은 앞으로도 다양하게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영양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영양교사의 전문성 있는 영양수업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된 것이고, 다른 급식 분야에서는 영양사가 1대1 개인 맞춤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된 것이다. 즉 ‘헬스케어 전문가’로서 영양사들이 자리 잡는데 좋은 모델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민경 영양교사는 “2007년 영양교사 제도가 처음 도입됐을 때 내세웠던 명분이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돕기 위한 영양수업을 실시하는 것’이었다”며 “영양수업을 할 때 영양교사로서 가장 행복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영양교사 제도가 도입된 지 어느덧 15년 차에 들어서면서 점차 영양수업이 실시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영양교사들도 책임감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며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수업에 같이 참관하며, 영양수업에 대한 정보와 수업 기술을 늘려가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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