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사 응시 감소에 "영양사 가치 하락할라"
영양사 응시 감소에 "영양사 가치 하락할라"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4.01.0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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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영양사 국가시험 4032명 합격, 합격률 72.5% 기록
'식영과 감소가 영양사 응시자 감소에 영향' 분석 지배적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지난해 12월 치러진 '제47회 2023년 영양사 국가시험(이하 영양사국시)'에서 4000여 명이 최종 합격했다. 이는 2022년 시험보다 다소 늘어난 수치다.

합격률과 합격자 수는 평년 수준으로 볼 수 있지만, 이마저도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기 어렵다는 일각의 우려가 나온다. 

영양사 국가시험 응시자 및 합격률 추이.<br>
영양사 국가시험 응시자 및 합격률 추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원장 배현주, 이하 국시원)은 지난 4일 2023년 12월 16일 서울 등 전국 8개 지역, 15개 시험장에서 동시 진행된 2023년도 영양사 국시 합격자를 발표했다. 

이번 영양사 국시에는 전체 5559명이 응시하고, 4032명이 합격해 72.5%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220점 만점에 212점(96.4점/100점 환산 기준)을 획득한 전남대학교 식품영양과학부 고재희 씨가 수석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일단 이번 영양사 국시 응시자는 역대 최소 응시자 수치를 보였던 지난해 5398명에 비해 150명 가량 늘어난 5559명이 응시했다. 

응시자 지속 감소하는 영양사 국시 

영양사 국시 응시자는 매년 꾸준히 줄고 있다. 2010년 8677명이었던 응시자가 이듬해 7274명으로 급감했고, 2015년에는 처음으로 6000명대(6892명) 응시자를 기록했다. 그리고 2021년 5년만에 또다시 1000여 명 줄어 5000명대(5972명)에 그쳤다. 

반면 합격자는 4000여 명 수준을 꾸준히 유지한 탓에 평균 합격률은 높아졌다. 이번 영양사 국시 합격률인 72.5%는 지난 15년간 치러진 시험 중 2021년 74.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합격률이다. 

이 같은 응시자 감소를 두고 식품영양 관련 학과(이하 식영과)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학생 수 감소에 따라 대학들이 비인기 또는 취업률이 낮은 학과를 우선 통폐합하고 있는데, 식영과가 그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2~3년제 전문대학이 더 큰 것으로 전해진다. 2018년 127개였던 전국 식영과는 2023년 기준 104개로 줄었고, 올해 식영과 신입생을 선발한 전문대학은 25개에 불과하다. 이는 4년제 대학에 설치된 식영과가 80개도 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문대학 식품영양 관련 학과 교수협의회(회장 신성균)에 따르면, 4년 전까지만 해도 식영과가 있는 전문대학은 40여 개 이상이었다.

경기도의 한 전문대학 식영과 교수는 "전문대학의 대다수가 '특성화'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라며 "영양사면허가 없으면 취업이 힘든 식품영양 관련 학과는 근본적으로 취업률이 낮기 때문에 학과 성취도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배출되는 영양사의 수준, '우려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선 급식 관계자들은 '대학에서 배출되는 예비 영양사들의 자질이 낮아지지 않을까'하는 우려마저 내놓는다.

이러한 전반적인 분위기는 결과적으로 영양사 직군의 위상 강화 및 권익 보호를 방해하고, 궁극적으로 영양사 직군의 처우 개선 요구마저 명분을 잃게 할 수도 있다.

특히 매년 시장에 필요한 신규 영양사 인력을 꾸준히 공급해야 하는 국시원 입장에서는 영양사 시험의 난이도로 합격자 숫자를 조절한다.

즉 지금처럼 영양사 응시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 영양사 시험의 난이도는 불가피하게 낮아지게 돼 영양사 자질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수도권의 한 전문대학 식영과 교수는 "안타깝게도 영양사면허의 중요성과 가치를 깊게 이해하고 노력하려는 학생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영양사면허의 가치와 필요성을 더 널리 알리고 영양사 처우개선도 빠르게 이뤄져야 이 같은 악순환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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