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패싱하는 전국 최초 '늘봄전용학교', 우려된다
급식 패싱하는 전국 최초 '늘봄전용학교', 우려된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4.01.31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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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육청, 9월 부산 명지동에 30개 실 규모 늘봄전용학교 개설 준비
'늘봄교실'에 기본인 급식 제공, 일체 논의 없어… 일선 현장 "우려되네"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돌봄 대기 수요가 많은 지역에 전국 최초로 돌봄을 전담하는 '늘봄전용학교'가 시범운영을 준비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돌봄에 필수인 급식 운영에 대한 논의는 일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현장에서는 급식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부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하윤수, 이하 부산교육청)은 오는 9월부터 부산 명지동 지역의 과도한 돌봄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인 늘봄전용학교를 시범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기장군 정관읍 지역 운영계획도 함께 전했다.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지난 29일 수영구서 부산형 늘봄 정책 특강을 하고 있는 모습.
하윤수 교육감이 지난 29일 수영구에서 부산형 늘봄 정책 특강을 하고 있다.

앞서 부산교육청은 지난 23일 올해 신학기부터 모든 초등학교에서 돌봄을 희망하는 1~3학년 전원을 수용하는 '부산형 늘봄 정책'을 발표했다. 이 부산형 늘봄 정책은 학교 내 돌봄교실과 직속기관·지자체·대학·사립유치원을 연계한 돌봄시설을 확대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주거지역 밀집 등 돌봄 수요가 많은 지역은 현재 마련된 시설과 공간, 인력만으로는 감당이 어려운 상황. 이에 부산교육청은 이 같은 실정을 감안해 현재 돌봄 수요가 많은 명지동 지역을 늘봄전용학교 시범운영 대상으로 선정한 것이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공동체 의견을 수렴한 뒤 부지 선정 과정을 거쳐 오는 9월부터 총 30개 실 규모로 돌봄전용학교를 시범운영 한다"며 "기장군 정관읍 지역도 내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늘봄전용학교지만 방과 후 프로그램, 돌봄교실, 전담 인력 등은 3월부터 진행할 늘봄학교와 동일하게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부산교육청은 늘봄전용학교 설립을 앞두고 당장 시급한 돌봄 수요 해소를 위해 강서구 지역 아파트 내 커뮤니티, 작은 도서관 등을 활용한 우선 돌봄 공간을 마련 중에 있다.

이와 관련 하윤수 교육감은 30일 강서구 명지노인복지회관에서 열린 '늘봄 정책 설명회'에 참석해 추후 정책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하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타 지역에 비해 돌봄 수요가 많은 명지·정관 지역에 새로운 형태의 늘봄학교인 늘봄전용학교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부산교육청은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해 학교를 비롯한 지역사회와 끊임없이 소통하는 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부산교육청이 추진하는 늘봄전용학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돌봄에 기본이라고 볼 수 있는 급식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전혀 논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  

수도권의 한 학교급식 관계자는 "현행 돌봄교실은 대부분 학교 내에 위치해 있지만, 학교급식법에서 정한 급식 범위에 해당되지 않아 급식설비·기구 및 인력 등을 활용할 수 없다"며 "불가피하게 도시락 혹은 간편식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늘봄교실은 오후 8시까지 운영돼 기존 돌봄교실보다 운영시간이 더 길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연히 석식 혹은 간식 제공이 많을텐데 과연 간편식이나 도시락이 영·유아들에게 균형잡힌 영양을 제공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부산교육청 늘봄전용학교 담당자는 현장에서 제기되는 지적에 대해 "급식에 대한 논의는 전혀 한 적 없다"며 "앞으로 논의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어떠한 언급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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