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찬반 논쟁'에 중단된 '급식실 공사'
학부모 '찬반 논쟁'에 중단된 '급식실 공사'
  • 안유신 기자
  • 승인 2024.03.14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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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굴포초, 운동장 면적 줄인 급식실 조성 결국 '발목'
"아이들 뛰어놀 권리 보장" vs "청결한 급식 환경 중요해"

[대한급식신문=안유신 기자]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운동장에 신축하려던 급식실 공사가 학부모들 찬반 논쟁으로 이어지면서 잠정 중단 위기에 놓였다.

인천 교육 당국은 물론 학부모들 간의 입장도 서로 엇갈리는 가운데 해당 학교의 급식실 신축공사가 최종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천교육청 소통도시락 코너 모습.
인천교육청이 운영하는 게시판 '소통도시락' 화면.

대한급식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광역시교육청(교육감 도성훈, 이하 인천교육청) 관내 굴포초등학교(교장 배상경, 이하 굴포초) 급식실 조성 사업은 지난 2022년 도성훈 교육감과 학부모들이 함께한 간담회에서 출발했다. 

급식실이 없어 부득이하게 교실에서 급식하는 학생들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학부모 의견을 도 교육감이 수렴하면서 추진하게 된 것이다. 현재 900여 명이 재학 중인 굴포초 급식도 식당이 따로 없어 조리실에서 음식을 만든 뒤 각 교실로 배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 초 굴포초는 운동장 전체 면적(3270㎡)에 30%가량인 978㎡를 단층짜리 급식실 부지로 활용한다는 사업 계획을 알렸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학부모들은 반발하며 게시판 민원과 항의 방문 등 급식실 공사 중단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굴포초 측에 따르면, 현재 급식실 공사는 설계 단계로 계획대로라면 올 12월 준공을 목표로 5월 말이나 6월 초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 공사 투입 예산은 총 40여억 원 규모이며, 인천북부교육지원청(교육장 최철호)이 직접 추진하는 사업이다.

운동장에 급식실 신축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운동장에 급식실이 들어서면 1개 학급만 야외 체육수업이 가능할 수밖에 없어 체육활동 공간이 줄어드는 등 아이들의 체육활동에 제약이 생긴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사업에 찬성하는 학부모들은 "학습과 식사 공간을 분리하면 청결도와 급식 편의성이 높아지는 데다, 신축하는 급식실 건물 2층에 다목적 강당도 증축할 수 있어 운동장 축소에 따른 부작용 해소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인천굴포초등학교 학부모 설문자료에 첨부된 '굴포초등학교 식당 신축시 예상 모습'.
인천굴포초등학교 학부모 설문자료에 첨부된 '굴포초등학교 식당 신축시 예상 모습'.

학부모들의 극렬한 찬반 입장은 인천교육청이 운영하는 게시판 '소통도시락'으로 이어져 현재 '굴포초 급식실 조성'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뜻을 피력하는 글로 뜨거워진 상태다.

굴포초의 한 학부모는 게시판에 “저희 자녀는 아직도 교실에서 식사를 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더 좋은 시설에서 밥 먹기를 바란다”며 “급식실이 필요한 이유는 '청결과 편의성' 때문으로, 유휴 교실을 리모델링해 급식실로 활용하면 조리실과 식당이 멀리 분리되어 청결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운동장에 급식실을 증축해도 되는 이유로) 지금도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강당에서 수업하기 때문에 운동장이 조금 줄어도 체육이나 쉬는 시간 아이들의 활동에는 문제가 없다”며 “급식실을 증축하면 오히려 2층에 큰 강당이 생겨 전천후 체육활동이 가능하고 운동장과 병행 수업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인천교육청 관계자는 "급식실 설계까지 마쳤으나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현재 착공을 보류한 상태"라며 "사업설명회와 설문조사 등 정식 절차를 통해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어 합리적인 방향으로 결론을 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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