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노인급식소 인력 부족 문제들
'이유 있는' 노인급식소 인력 부족 문제들
  • 안유신 기자
  • 승인 2024.03.14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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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처우와 근무환경, 영양사·조리인력 부족 부추겨
법적·제도적인 근본 문제들, 이제 정부가 해결에 나서야

[대한급식신문=안유신 기자]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며 노인복지시설급식을 통한 '영양 관리'는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처우와 법적‧제도적 뒷받침 미비 등에 따른 '영양사‧조리인력 부족'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신원선 한양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지난해 11월 연구·발표한 '노인복지시설 급식 관리 연구' 논문에서도 급식 운영에 가장 어려운 점으로 조리인력 부족을 꼽았다. 그다음으로는 조리인력의 숙련도 문제, 주말식사 제공, 아침식사 제공 순이었다.

이처럼 영양사와 조리인력이 부족한 이유는 시설 특성상 아침‧점심‧저녁 세 끼에 간식까지 준비하는 등 업무 강도가 높다는 것과 다른 급식에 비해 처우가 열악하다는 점이다. 이에 노인복지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열악한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입은 모은다.

한 노인복지시설에서 입소자를 대상으로 식생활교육을 하고 있는 모습.
수도권의 한 노인복지시설에서 입소 노인들을 대상으로 식생활교육을 하고 있는 모습.

소규모 시설도 영양사 필수
무엇보다 '영양사 인력배치' 기준이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인복지시설에 종사하는 영양사는 식품영양 전문가로 입소 노인들의 소화와 저작능력 등을 고려해 양질의 급식을 제공한다. 

이뿐만 아니라 개별 노인들의 건강과 영양 상태을 토대로 영양평가‧수준 모니터링, 영양교육·상담 등 전문적인 영양 관리도 수행한다. 따라서 소규모 시설일지라도 영양사 배치는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제17조와 제22조에 따르면, 노인주거복지시설(양로시설)·노인의료복지시설(노인요양시설) 입소자가 30명 이상인 경우 영양사 1명을 배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단서조항에 ‘급식인원이 50명 이상인 경우로 한정’하고 있어 건강과 영양에 취약한 노인임에도 결국 일반인들과 동일하게 식품위생법 기준인 50명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인복지정책 전문가는 "영양사가 없는 소규모 노인복지시설에서 구매하는 식재료는 종류나 품질이 열악할 수밖에 없어 입소 노인들의 영양 균형을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노인요양시설 상당수가 도심보다 농·어촌지역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영양사 배치에 특례조항을 마련하는 등 소규모 시설이라도 영양사가 배치될 수 있도록 원칙과 기준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리원 가산 점수 상향해야
노인요양시설의 인력난 해결 방안으로 장기요양급여 수가 산정에 대한 개선도 요구된다. '조리원 배치 가산 점수'에 대한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 방법 등에 관한 고시‘ 제56조에 따르면, 해당 월 가산 기준금액을 시설급여의 경우 수급자별 급여비용 합의 80%, 재가급여의 경우 수급자별 급여비용 합의 85%로 정하고, 추가 배치한 종사자에 대한 가산 점수는 직종별로 다르게 산정하고 있다. 

종사자별 가산 점수는 ▲추가 배치한 종사자의 직종별로 요양보호사 또는 간호(조무사)는 1인당 1.2점 ▲사회복지사 또는 물리(작업)치료사는 1인당 1.4점 ▲조리원은 인원수와 관계없이 노인요양시설의 경우 1점,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의 경우 1.2점으로 정하고 있다.

또한 동법 제55조(인력추가 배치 가산)에 따라 노인요양시설에서 인력 배치기준을 초과해 조리원을 1명 이상 추가 배치한 경우(급식 위탁기관 제외)나 노인 요양 공동생활가정에서 조리원을 1명 이상 배치했을 때 가산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노인복지중앙회 관계자는 "노인요양시설급식의 열악한 근무환경 등을 고려해 조리원들도 사회복지사 또는 물리(작업)치료사와 마찬가지로 가산 점수를 1.4점으로 상향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노인복지시설의 안정적인 급식 지원을 위해 '장기요양기관의 급식 관리 기준에 대한 연구 용역'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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