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무상급식 아래, 눈물짓는 우리가 있습니다
친환경 무상급식 아래, 눈물짓는 우리가 있습니다
  • 최영심 전주한들초 영양사
  • 승인 2011.12.08 14: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급식 칼럼

최근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발표를 보면서 참으로 많이 허탈했다. 그리고 동의할 수 없었다. 무기계약 전환자는 정규직이지만 호봉제와 상여금 지급대상은 진짜 정규직(공무원)에게만 적용된다는 것이 바로 노동고용부의 설명이기 때문이다. 이미 현행 기간제법에 의해 제외 대상자를 엄격히 제한(고령자, 전문직, 한시적 사업 등)하고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은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계약 종료 후 재고용, 1년 미만의 고용 반복, 타 기관(학교)으로의 이동 강요, 무기계약서 작성 회피 등을 통해 현행 법률을 어기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외주 근무자와 시간제 근무자에게 기회를 확대 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근로조건의 향상이 없는 무기계약 전환은 정부의 정규직 전환 통계로만 활용될 뿐이지 실질적 대책이 아니다.

또한 고용안정의 측면에서 무기계약 전환은 정년을 보장한다고 하지만 정원으로 관리되지 않고 정규직의 신규발령, 사업비 감소, 학생수 감소 등의 사유가 발생되면 해고할 수 있다. 무기계약 전환 외에 정원규정과 인건비의 고정예산 배정, 신분보장에 관한 법제화 등 후속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사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발표에 대한 불안감은 지난 8월 노동부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사전 전수조사를 할 때부터 시작됐다. 그 조사에서는 학교비정규직 무기계약자를 정규직으로 분류해 조사했다. 하지만 학교 무기계약자 중 자신이 정규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 학교에서 10년 넘게 근무했지만 1년 근무하는 사람과의 연봉차이는 없으며 근속수당(2011년 5월 신설됨)은 5만원 차이다.

이렇듯 호봉제의 도입이 없는 한 오래 근무할수록 임금 격차가 커져 차별은 심화될 뿐이다. 그리고 교과부는 재원을 지방교육청에서 조달하도록 해 정부 재정지원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며, 호봉제 도입은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이 예산을 배정해 차별을 해소하려는 노력에 대해서는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교사와 동일한 업무를 하는 영양사, 사서는 35%수준의(교사평균임금:5723만원, 비정규직 영양사:1800만원) 임금만을 주고 정규직 전환 기회를 주지도 않으면서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또한 정부는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가 정규직으로 고용되면 비정규직 근무경력이 호봉 등으로 인정된다. 이를 위해 공무원보수규정과 공공기관의 인사규정을 개정한다”고 발표했지만 호봉이 인정되는 정규직은 무기계약자가 아닌 공무원 정규직이라는 이중 잣대를 가진 답변만을 하고 있다. 이번 대폭적인 처우개선이 된다는 발표를 어디까지가 진실이라 받아 들여야 하는지, 정부가 공공부문 중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반드시 호봉제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는 교육의 특성상 정규직 모델 비교대상을 교사와 공무원으로 우선 할 수밖에 없으며, 노동의 가치는 교육적 사명감과 전문가로의 자존감을 높이는 데 부여돼야 한다. 학교라는 특성을 인정하고 학교의 처우개선까지도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으로 묶지 말길 바란다. 교과부가 주체가 되어 학교실정에 맞는 처우개선 가이드라인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같은 상황에 있는 동료 영양사들에게 한마디 전하고 싶다. 우리가 처음 영양사로 학교에 첫 발을 내딛었을 당시의 설레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 또한 우리가 제공하는 급식이 국민평생건강의 기초이자 교육이라는 것과 학교급식 만큼은 한국이 복지 선진국이 되도록 우리 영양사의 노력을 더욱 기해야 할 때라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님들께서도 학교급식의 뒤에 영양사나 조리종사원들이 불안한 처우 속에서도 학생 건강과 안전한 급식을 위해 소신 있게 일하고 있음을 알아주시길 바란다. 우리는 그래도 이 일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