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를 때마다 식중독 5.27% 증가, 알고 계시나요?
1℃ 오를 때마다 식중독 5.27% 증가, 알고 계시나요?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2.05.04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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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식품안전문제, 급식운영자 관심 반드시 필요

 


 지구의 기후변화 문제는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전 세계적인 공통관심사가 된 이후 세계 각국들은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지속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의 기후변화 인식수준은 아직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각종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식품안전 실천행동수준은 개선이 필요할 정도로 극히 저조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번 호에서는 기후변화로 야기될 수 있는 식품안전사고와 앞으로 어떠한 대처방안이 마련돼야하는지 집중 점검해본다.

기후변화에 민감한 한반도

기후변화는 인간 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나 블랙카본(BC)과 같은 에어로졸, 도시화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태평양과 유라시아 대륙 연변 중위도에 위치한 반도국가여서 해양과 대륙의 기후변화에 노출되기 쉬운 국가다.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중국발 온실가스, 에어로졸, 황사 등의 영향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30년간 우리나라는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추세와 관련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기온과 강수량이 증가하고 강설량은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현재까지 관측 자료 및 다양한 모델링 연구에서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1℃ 상승, 식중독 5.27% 증가

기후변화는 식품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요소 중에 하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평균기온 1℃ 상승에 따라 식중독 발생건수가 5.27%, 환자 수 6.18%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50년대 3℃, 2080년대 5℃가 상승하면 식중독 발생건수는 2050년 15.8%, 2080년 26.4%가 늘어난다는 견해다.

또한 식중독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세균, 원충생물은 영양분과 기온, 습도, 강수량, 해양온도, 염도, 생태환경 등 기후변화에 따라 많은 변화를 받는다. 2007~2009년 3년 동안 국내에서 발생된 식중독 질환 유행을 분석한 결과 6~9월의 발생이 전체발생 건수의 44.2%를 차지할 만큼 기온과 습도가 높으면 병원체 증식이 활발해진다.

원인 병원체의 월별 양상을 보면 식중독균이 가장 활발한 5~9월에 살모넬라균 78.7%, 병원성 대장균 76%, 황색포도상균 68%로 집중돼있다. 장염비브리오균은 8~9월에 전체의 65.6%가 집중 발생되는데 해수온도가 18℃ 이상으로 올라가고 해양생태변화(유기물의 증가 및 플랑크톤의 증식)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줬다. 쭣 바다·육지 기생충 급증 국립수산과학원의 보고에 따르면 최근 지구온난화에 의해 우리나라 수산물의 어장 형성시기가 변화하면서 열대성 기생충 감염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국지성 강우와 잦은 홍수로 인해 지하수 오염을 통한 토양오염매개 기생충도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과거 100년간 연강수량 추이를 보면 최저치는 755㎜(1939년)며 최고치는 1792㎜(2003년)로 2.4배나 차이가 난다.

이러한 강수량과 돌발 홍수의 증가는 지하수 및 하천을 범람시키고 정화조 설비가 미비한 지역의 사람 분변과 인근 축사오염물질을 토양으로 확산되게 만든다. 따라서 토양에서 발육된 편충이나 회충, 오염된 식수를 매개로 한 톡소포자충 등 각종 기생충들이 증가하게 된다. 

곡물류 곰팡이독소 확산

기후변화는 곰팡이독소의 확산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식품 중 발생하는 곰팡이독소는 사람이나 동물에게 신장장애, 간장장애, 신경장애, 간암, 식도암 등의 위험성 질환 등을 유발시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곰팡이독소를 식품안전에 있어 식품첨가물이나 잔류농약보다 더 큰 위험물질로 규정짓고 있다.

곰팡이독소는 5~45℃에 13% 이상의 수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살아남을 수 있다. 다시 말해 고온다습한 열대야 환경이 최적의 조건인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도 지구온난화로 인해 동남아에서 주로 발생되는 곰팡이독소가 심심찮게 발견되고 있다. 곰팡이독소는 우리나라의 주식인 쌀을 비롯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옥수수, 밀, 대두 등에 많이 발생한다.

주요 곰팡이독소로는 아플라톡신과 오크라톡신, 푸모니신, 파튤린 등이 있으며 이중 아플라톡신의 독성은 악명을 떨칠만큼 강하다. 현재까지 식품에서 발생한 곰팡이독소를 제거할 방법은 없다. 곰팡이가 피었거나 의심되는 식품은 즉각 폐기하며 음식물을 습기가 없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잔류농약 토양오염 가중

기후변화는 해충으로 인한 피해, 해충 번식률, 해충 치사율, 작물의 해충 내성 등에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해충이 증가하게 되면 자연적으로 농약의 사용량과 사용빈도도 증가될 수밖에 없는데 농약의 과다한 사용은 다시 잔류농약 문제라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농작물이나 토양에 잔류하는 농약은 시간이 흐르면서 농약의 성분이 화학적으로 변해 토양을 오염시킨다. 또한 고온현상 때문에 농약의 분해가 더욱 빨라지고 있어 잔류농약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질 전망이다. 

국민 대다수, 식품안전 무감각

지난해 11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기후변화와 식품안전에 대한 국민인식’ 결과에 따르면 일반국민들의 94.6%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식품안전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40.4%는 ‘기후변화 대응정책 강화’를 가장 필요한 항목으로 꼽았으며 ‘관련부처와 해외 여러 나라와의 국제협력 강화(18.2%)’ ‘법규제 강화(17.5%)’ ‘전문인력확보(16.2%)’ 등을 필요한 사항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관련돼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자연에 미치는 영향이 41.8%였다.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은 13.8%밖에 되지 않아 국민들 대다수가 기후변화와 관련된 식품안전에 무감각하다는 것을 방증했다. 

과학적 예방시스템 구축 필요

앞으로 기후변화는 미생물과 오염물질의 분포를 더욱 변화시킬 것이기 때문에 식중독균의 새로운 감염경로가 생길 수도 있다. 이에 환경유해물질이 어떤 경로로 식품에 유입되는지, 혹은 예방책은 무엇인지 과학적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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