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km를 걷고서야 깨달은 ‘식생활의 가치’
190km를 걷고서야 깨달은 ‘식생활의 가치’
  • 정지미 기자
  • 승인 2016.12.12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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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교육으로 우리 농산물 살린다" (3)

 

 ‘바른 밥상, 밝은 100세’ 5가지 실천과제는?

① 과일·채소먹기    ② 아침밥 먹기·매주 수요일 가족과 저녁식사하기    ③ 텃밭 가꾸기 
④ 축산물 저지방 부위 소비촉진  ⑤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먹을거리가 풍족한 시대라고 하지만 정작 현대인은 영양 불균형의 위기에 놓여있다.
100세 시대를 논하는 현재, 무엇보다 올바른 식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해졌다.
가정중심의 식사가 점차 무너지고 단체급식의 사회적 역할이 커진 만큼 급식 제공과 함께 식생활교육도 연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와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가 전국민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생애주기별 다양한 식생활교육 현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각 분야별 급식소의 특징에 맞는 식생활교육이 다양하게 시도되기를 바란다.

① 도시고령자 식생활교육     ② 민간기업 주도 식생활교육      ③ 청년층 주도 식생활교육      ④문화가족 식생활교육  

 

바른 식생활교육 활성화를 위한 '전국 대학생 동아리 활동 경진대회'

최우수상 동양대학교 ‘청바지’팀의 원정대 스토리

  지난 8월 15일, 6명의 대학생이 ‘바른밥상 밝은 100세’라는 글귀가 적힌 로고를 왼쪽 가슴에 달고 걷기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재수)가 주최하고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가 주관한 바른 식생활교육 활성화를 위한 ‘전국 대학생 동아리 활동 경진대회’에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

경북 풍기군에 위치한 동양대학교에서 시작한 그들의 원정대는 영주 - 예천 - 문경 - 상주 - 김천 - 구미까지 꼬박 7일간 190km를 걷고서야 끝이 났다.

그리고 그들이 내린 결론은 “고리타분한 단어로 생각했던 식생활… 청년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반드시 이끌어야한다”는 것이다.

대학생 6명이 사우나에서 새우잠을 자고 김밥과 국밥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도전한 6일간의 식생활 원정대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번 원정대를 이끈 이는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의 줄임말)’팀의 최준일 대표(동양대학교 철도경영학과 12학번).

바른 식생활교육 활성화를 위해 원정대 형식으로 대회에 참가한 이유를 물었다.

최 대표는 “고작 6명이 바른 식생활의 중요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느리더라도 천천히 가면 많은 인연을 만날 수 있는 ‘걷기’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실제 최 대표는 2015년 노스페이스 국토대장정의 19박 20일간의 원정대 경험을 떠올리며 대학생만이 할 수 있는 컨셉이라 확신했다.

그리고 원정대를 통해 전파할 바른밥상 밝은 100세를 위한 5대 실천 지침을 정했다. ▲채소·과일 많이 먹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아침밥 먹기 ▲텃밭 가꾸기 ▲축산물 저지방 부위 소비하기.

원정대는 광복절에 경북 영주시 문화의 거리에서 시작했다. 낯선 이에게 말을 걸어본 적도 없었던 팀원은 시민들의 관심과 인정을 잊지 못했다.

바른 식생활을 알리기 위한 각종 홍보물들을 직접 만들어 준비를 했으나 원정대의 특성상 탁자 등의 가구 비품은 준비할 수 없었던 팀원들.

최 대표는 “영주시민들이 원정대 활동에 필요한 물건들을 선뜻 빌려주고, 대학생들이 식생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대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팀원들은 영주시 문화의 거리에서 광복절 행사로 열린 즉석사진 콘테스트에 참여해 시민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 1등의 영예도 얻었다. 이를 틈타 바른밥상 밝은 100세를 위한 5대 실천 지침을 제대로 홍보할 수도 있었다.

이후 경북 예천군 월오리 마을회관에서 마련한 바른 밥상잔치. 난생 처음 가족도 아닌 타인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경험을 했다. 최 대표는 “메뉴는 방문 당일이 말복이라 삼계탕이었는데, 인터넷 검색과 부모님과의 실시간 전화를 통해 무사히 마을 어르신들에게 삼계탕을 대접했다”며 다시 한 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예천의 경험에 대해 최 대표는 대회를 주최한 농식품부의 바른 식생활 3대 가치(환경·건강·배려) 중 ‘배려’를 몸소 체험한 시간으로 기억했다.

그리고 이어진 경북 문경시 산북햇살나무지역아동센터에서 바른 식생활교육 및 먹을거리 잔치, 상주 중앙시장에서 바른 식생활 캠페인을 치렀다.

그렇다면 ‘청바지’팀이 뽑은 가장 의미 있는 활동 어디였을까. 최 대표는 단연 김천시를 떠올렸다. 6명의 대학생이 배낭에 깃발을 휘날리며 들어선 김천 평화시장, 마치 원정대를 미리 알고 있었던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시민들의 응원이 대단했다고 최 대표는 회상했다.

사용하지 않는 포장마차를 빌려준 시민, 한 끼 식사와 각종 주전부리를 제공한 시민, 팀원들이 받아야 할 설문조사를 직접 나서서 도와준 시민…

그런 시민 한 명에게서 최 대표는 가슴을 멍하게 만든 한마디를 들었다.

“이제 곧 우리나라의 중추가 될 대학생들이 참으로 올바른 일을 한다. 정말 고맙다”

내 개인의 일로 가정과 학교에서 받았던 칭찬과 격려와는 차원이 달랐다. 최 대표는 “사회에서 윗세대에게 들은 이 말 한마디는 나 스스로 평생 바른 식생활을 실천하고, 또 타인에게 바른 식생활을 전파하며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가지게 했다”고 밝혔다.

마지막 종착지였던 구미시에서는 원정대의 소식을 미리 접한 구미역 코레일 직원들이 도시락을 미리 준비해 건내며 원정대가 알리고 있는 바른밥상 밝은 100세를 위한 5대 실천 지침이 무엇인지 먼저 물어봤다.

그렇게 7일간 걸으며 마친 바른 식생활 원정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니, 기자는 문득 이들이 걸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했다.

최 대표는 “솔직하게 너무 무더웠던 터라 다음 도착지에서 쉬는 생각을 제일 많이 한 것 같다”며 쑥스러운 웃음을 보였다. 하지만 딱 하나의 깨달음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시대의 대학생이 7일간 190km를 걷고서야 얻은 깨달음은 무엇일까.

“나도 건강하면서 나의 후손들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바른 식생활의 가치를 실천하는 것”

살면서 느리게 가더라도 주변을 둘러보며 살아야겠다고 다부지게 말하는 최 대표.

인터뷰를 마친 최 대표는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청춘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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