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비만개선 효과, 과학적으로 입증
한식 비만개선 효과, 과학적으로 입증
  • 정지미 기자
  • 승인 2020.01.09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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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서울대 연구진, 한국인 54명 대상 연구 결과 발표
한식과 미국 비교… 나쁜 콜레스테롤 줄고 장내 유익균 늘어
한식이 미국식에 비해 비만개선 효과가 더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은 연구진이 선택한 식단의 주요메뉴였던 한식의 콩나물현미밥(왼쪽)과 미국식 소고기 샌드위치(오른쪽).
한식이 미국식에 비해 비만개선 효과가 더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은 연구진이 선택한 식단의 주요메뉴였던 한식의 콩나물현미밥(왼쪽)과 미국식 소고기 샌드위치(오른쪽).

[대한급식신문=정지미 기자] 한식이 과체중이나 비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이번 연구에서 한식을 먹은 집단은 미국 일반식을 먹은 집단에 비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질 등이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 이하 농진청)이 서울대학교 연구팀(정효지·신동미 교수)과 함께 진행한 연구 결과, 한식이 서구화된 식사보다 체중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장내 미생물을 높이는 등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임상지표를 중심으로 한 한식 우수성 연구에서 더 나아가 장내미생물과 대사체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로, 세계적으로 신뢰할 만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공동연구팀은 ‘한국 성인의 임상지표, 장내 마이크로비움, 대사체 분석 결과’라는 연구에서 과체중이면서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한국인 54명을 대상으로 한식과 미국 권장식, 미국 일반식을 각 4주 동안 섭취하도록 했다. 한식 메뉴는 현미밥과 국, 김치와 나물류에 볶음메뉴를 추가했고, 미국 권장식은 퀴노아와 아몬드, 샌드위치, 브리또, 연어 그릴, 토마토 샐러드, 양상추 등으로, 미국 일반식은 소고기 치즈버거와 찹스테이크, 빵과 쨈 등으로 구성했다.

에너지 구성 비율은 한식은 탄수화물이 60~65%. 단백질이 15%, 지방이 20~25%였고, 미국 권장식은 탄수화물 55%, 단백질 15%, 지방 30%였으며, 미국 일반식은 탄수화물 50%, 단백질 15%, 지방 35%였다.

4주간에 걸친 연구 결과, 한식 섭취가 생활 습관병의 주요 위험인자인 총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질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콜레스테롤은 한식 섭취 그룹에서 평균 9.5% (20.92mg/DL) 감소했으나 미국 권장식과 일반식을 섭취한 그룹은 수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도 한식 섭취 그룹만 평균 6.8%(10.21 mg/DL) 감소했으며, 중성지방은 모든 식사 군에서 낮아졌으나 한식 섭취 그룹이 보다 더 유의적(21.8%)으로 낮아졌다.

이는 2012년 미국농업연구소(ARS)와 함께 진행한 연구에서 LDL 콜레스테롤이 높고, 과체중인 코카시언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식과 미국 권장식 및 일반식을 섭취시켰을 때 한식이 미국 권장식 및 일반식보다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평균 7.4% (15.78mg/dL),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평균 9.1% (12.66mg/dL) 낮춘 결과와 일치한다.

즉 한식이 한국인과 미국인 모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줄이고, 비만을 개선하는 건강식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또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시험 결과에서도 한식을 먹은 경우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높아지고, 유익한 균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장내 미생물균을 보면, 한식을 먹은 그룹에서 장내 유익균이 증가했으며, 발효음식에 많이 존재하는 유산균 바이셀라(Weissella)와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짧은 사슬 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을 생성하는 코프로코커스(Coprococcus)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혈액 내 아미노산 대사체 분석 결과에서도 한식에서만 인슐린 저항성 지표인 가지형 아미노산이 감소했다. 이는 곧 당뇨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미국식에서는 심혈관질환 관련 지표인 지방산화물 케톤체가 증가했으며, 지질 대사체의 경우 한식은 성인 만성질환 유도 대사체인 스핑고지질 생합성이 감소됐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서울대와 함께 해외 저명 영양학회지인 Nutrients에 게재했으며, 2020년 유럽영양저널(European Journal of Nutrition)에도 게재가 확정돼 학술적으로 인정받았다.

농진청 농식품자원부 김행란 부장은 “한식이 몸에 좋다는 과학적 근거를 확보한 이번 연구 결과가 우리 농산물 소비 활성화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정부 혁신의 하나로 다양한 연구를 통해 한식이 지중해식과 같은 세계인의 건강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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