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과 엄청난 크기로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이마트 피자를 두고 온·오프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마트 피자는 지름이 45㎝로 크고 가격도 시장피자라 불리는 중소 피자가게에서 파는 피자의 가격과 별차이가 없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가격과 크기에서 만족스런 피자로 호평 받기에는 불편한 사실이 있다.
이마트 피자의 판매 급증으로 중소 피자가게들의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며 중소기업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이마트 피자의 독점권이 조선호텔베이커리에 있다는 것이 또하나 불편한 사실이다.
현재 이마트에서 피자를 독점 공급하는 조선호텔베이커리는 원래 조선호텔 소속으로 신세계 관계사이다. 조선호텔에서 분사를 해서 별개의 회사로 독립하는 과정에서 정용진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씨가 45%의 지분을 가진 개인회사가 된 것이다.
결국 이마트 피자가 또다른 대기업의 배를 불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은 전국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SSM(기업형슈퍼마켓)과, 주유소사업 등에까지 뛰어들면서 서민들의 생계수단까지 빼앗는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아오던 중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 피자가 핫이슈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마트의 트위터에서는 나우콤 문용식 대표와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 피자 때문에 지역 소규모 피자 가게의 생존이 위협된다는 사안을 두고 설전을 펼치기도 했다.
피자 사업에 대해 소비자들의 목소리 또한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저렴한 값에 질 좋은 제품을 공급해 준다는데 결국 이것이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기여하는 것 아니냐”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또 기존 코스트코 등의 매장에서도 피자를 판매해 왔기 때문에 새삼 이마트 피자를 놓고 논란을 벌일 일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상당수다. 막대한 자금력을 무기로 돌진해오는 대기업과 영세 자영업자가 싸우는 것은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시민들도 상당수다.
판단은 결국 소비자의 몫이다. 저렴하고 맛 있다는 이유만으로 소비하는 행태에서 이제는 제품 뒤에 숨어 있는 이념과 윤리까지 고려하고 판단하는 소비행태로 발전하고 있다.
<88만원 세대>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는 “이런 소비자들이 풍부하게 있을 때 국민 생태계가 튼튼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