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학술대회 참가해도 보수교육 ‘인정 불가’
올해 학술대회 참가해도 보수교육 ‘인정 불가’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3.02.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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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협, 2023년 영양사 보수교육 계획서 복지부에 제출
온라인교육만 6시간 등 4가지 교육 형태 중 선택 가능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올해에는 (사)대한영양사협회(회장 김혜진, 이하 영협)가 진행하는 ‘전국영양사학술대회(이하 학술대회)’에 참석해도 ‘영양사 보수교육(이하 보수교육)’을 참석한 것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영협이 학술대회에 참가하면 보수교육 일정 시간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인정프로그램’ 목록에서 학술대회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영협은 지난해 12월 30일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 이하 복지부)에 ‘2023 영양사 보수교육 계획서’를 제출했고, 복지부는 지난 1월 2일 자로 계획서를 승인했다. 

대한급식신문이 입수한 보수계획 계획서에 따르면, 2023년도 보수교육비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1인당 3만5000원이며, 2월부터 12월까지 실시된다. 올해 영협 측이 산정한 교육 예정인원은 약 4만 명이다.

2023년 영양사 보수교육 인정프로그램 내역.
2023년 영양사 보수교육 인정프로그램 내역.

단체급식소,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보건소, 의료기관 등 국민영양관리법 시행규칙 제18조 3항에 명시된 곳에서 근무하는 영양(교)사들은 2년마다 6시간씩 보수교육을 받아야 한다. 즉 보수교육은 법령에 따라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법정교육’이다.

교육 참여는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집합교육 3시간과 온라인교육 3시간 ▲인정프로그램 3시간과 집합교육 3시간 ▲인정프로그램 3시간과 온라인교육 3시간 ▲온라인교육만 6시간을 받는 방식이다. 

영협은 그간 2년마다 복지부에 제출한 계획서에서 학술프로그램(해외학회 참석, 학술대회, 영협이 인정하는 학회)에 참석하거나 영협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면 일정 시간의 보수교육 참석을 인정했다. 2017년 보수교육까지는 전체 보수교육 6시간 중 총 4시간을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학술대회와 관련한 소송에서 서울동부지방법원(이하 동부지법)이 ‘법정교육인 보수교육이 인정되는 학술대회 진행은 ‘청탁금지법’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 같은 학술대회 부대행사를 통해 협찬을 받는 것은 청탁금지법에 위반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결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인정프로그램을 이용해 많은 영양(교)사들의 학술대회 참여를 유도하고, 다시 이를 빌미로 식자재·조리기기 업체들로부터 거액의 후원·협찬 등을 받거나 부대행사 참가로 큰 수익을 올리는 방식의 수익사업을 할 수 없게 된 셈이다. 

법정교육은 법령에 따라 해당 정부기관이 특정 단체 또는 개인에게 공무를 위탁한 것이며, 이에 따라 공무를 위탁받은 단체 또는 개인은 청탁금지법상 ‘공무수행사인’으로 분류돼 공무로 인한 금전적 이득을 취할 수 없게 된다. 

당시 동부지법은 판결문에서 영협이 법정교육인 보수교육과 연계하여 학술대회 및 식품·기기 전시회를 개최하며 1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는 점을 인정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익을 포기할 수 없었던 영협은 2019년부터 보수교육 인정프로그램에서 학술대회를 제외했고, 올해도 역시 인정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과거 법정교육의 일환으로 소속기관 및 업체로부터 학술대회 참가비와 출장비 등을 지원받았던 영양(교)사들은 보다 꼼꼼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한편 현장에서는 보수교육비가 여전히 제 구실을 못한다는 비판과 함께 온라인교육과 집합교육의 교육비에 차등을 둬야 한다는 지적도 강하게 나온다. 강사비용과 교육장 대관료 등의 지출이 없는데도 동일한 비용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학술대회 인정프로그램과 관련 영협 관계자는 “언론의 지적이 있어서 2019년부터 학술대회를 인정프로그램에서 제외하고 있다”며 “온라인교육비 차등 운영에 대해서는 실무자 선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해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수교육에 대한 여러 비판 의견이 제기돼 올해 보수교육에 앞서 영협 측에 개선요청을 한 상태”라며 “보수교육 진행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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