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인력난’, 조리실 분위기·인간관계로 극복 가능 
[연구] ‘인력난’, 조리실 분위기·인간관계로 극복 가능 
  • 정명석 기자
  • 승인 2023.02.27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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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정 한식조리기능장, 수도권 지역 조리 종사자 대상 연구 결과 
인적·보상적 환경 감소로 인한 심리적 소진… 장기근무에 악영향 

◆ 연구자 : 송미정 배화여자대학교 조리학과 교수(대한민국 한식조리기능장)

 

[대한급식신문=정명석 기자] 최근 단체급식 분야의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조리 종사자들의 장기근무를 방해하는 주요 원인이 인간관계 등 심리적 요소임을 증명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같은 심리적 요소는 조리 환경 등 물리적 환경 영향보다 인적, 보상적 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적 문제 중 인간관계 등을 나타내는 ‘인적 환경’이 단체급식 조리 종사자의 장기근무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급식신문 DB)
심리적 문제 중 인간관계 등을 나타내는 ‘인적 환경’이 단체급식 조리 종사자의 장기근무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급식신문 DB)

해당 연구는 송미정 배화여자대학교 조리학과 교수가 최근 발표한 논문에 담긴 것으로,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에 근무 중인 조리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중 최종 회수된 285부를 연구한 결과다. 

단체급식에서 조리 종사자는 급식 전체의 이미지, 품질 등을 책임지는 중요한 인적 자원이다. 따라서 조리 종사자의 잦은 교체는 급식 전체의 품질에 영향을 주는 등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럼에도 관련 이직률은 2021년 기준 약 34.8%로, 대한민국 전체 산업의 평균 이직률인 12.7%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연구자는 단체급식의 근무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물리적 환경 ▲인적 환경 ▲보상적 환경 세 가지로 나눴다. 

물리적 환경은 조리도구, 시설, 동선 등 조리실이란 제한된 공간에서 음식물을 생산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물리적인 요소다. 인적 환경은 근무지의 분위기, 상사 및 동료와의 관계, 작업조건 등이며, 보상적 환경은 물리적 보상, 상여금, 임금 등 모든 동기부여 요인을 뜻한다. 

인적, 보상적 환경에 영향을 받는 ‘심리적 소진’이란 지속·반복적인 스트레스의 결과로, 정서적 고갈, 비인격화, 성취감 저하 등을 뜻한다. 이같은 심리적 소진이 지속되면 이를 감추기 위해 타인과의 몰입을 제한하고, 스스로 심리적 거리감을 유지하는 비인격화 현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비인격화가 심화되면서 자아 성취감이 낮아져 이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구자는 이번 연구에서 해당 요소 간의 연관성을 연결하고, 각 요소가 조직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운영되는지를 나타내는 조직 유효성, 심리적 소진 등과의 상관관계를 살폈다. 우선 단체급식 근무환경에서 각 요소의 부족이 심리적 조건에 유의미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한 결과, 인적·보상적 환경이 그에 상응한 부정적 영향을 보였다. 특히 인적·보상적 환경의 감소가 심리적 소진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를 뜻하는 표준화 계수에서 인적 환경은 –0.402, 보상적 환경은 –0.219로 나타난 것이다. 

반면 물리적 환경이 심리적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표준화 계수는 0.052로, 유의미한 수치를 보이지 못했다. 즉 물리적 환경보다는 인적·보상적 환경이 조리 종사자의 심리적 소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선행 요인임을 알 수 있다. 

이어 근무환경의 각 요소가 조직 유효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가설을 검증한 결과, 모든 요소는 조직 유효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각 요인의 표준화 계수는 인적 환경 0.337, 물리적 환경 0.168, 보상적 환경 0.310으로, 이 부분에서도 인적 환경 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본 연구를 종합하면, 단체급식 조리 종사자들이 인적·보상적 환경을 지각할수록 심리적 소진은 낮아진다. 즉 조리 종사자의 심리적인 관리 측면에선 물리적 환경보단 인적·보상적인 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이다. 

또한 조직 유효성과 장기근속 간의 영향을 살펴봤을 때 조직 유효성은 장기근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물리적·인적·보상적 환경이 갖춰지면 조직 유효성이 높아지면서 장기근무에 영향을 미치게 되지만, 인적·보상적 환경이 감소할 경우 심리적 소진을 경험하면서 장기근무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연구자는 논문을 통해 “조리 종사자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상호작용과 장시간 근무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등 심리적 소진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며 “조리 종사자의 심리적 소진을 최소화해 직무 만족과 몰입도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무 숙련도와 팀워크가 필요한 조리 분야에서 감정적 소진에 대한 관리는 단체급식의 서비 스품질을 높이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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