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혜’, 이젠 국산 원료로 만든다
‘식혜’, 이젠 국산 원료로 만든다
  • 박준재 기자
  • 승인 2023.06.07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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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국산 엿기름 ‘혜미’ 활용한 표준화 제조공정 개발
군산농기센터, 재배 농가와 계약재배로 원료곡 100t 확보

[대한급식신문=박준재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 이하 농진청)은 국산 엿기름용 겉보리를 활용해 엿기름 표준화 제조공정을 개발하고, 지역 협력과 산업체 기술이전 등 생산-가공-소비에 이르는 산업화 체계를 구축했다고 7일 밝혔다.

기존 엿기름은 보리를 물에 담갔다 건지기를 2일 반복하고, 6일간 싹을 틔워 5~7일간 건조하기 때문에 통상 10일 이상이 걸린다. 하지만 농진청이 개발한 표준화 제조공정 활용하면 8시간 물에 담가 5일간 싹을 틔워 24시간 건조하기 때문에 제조 시간을 6.3일로 줄일 수 있다. 

엿기름 제조공정
엿기름 제조공정

특히 농진청이 2006년 엿기름용으로 개발한 겉보리 ‘혜미’로 엿기름을 만들었을 때는 시판제품보다 전분 분해력 등의 효소역가(β-amylase)가 1.7배, 당화력(DP°)은 1.8배 높아 식혜 제조에 적합하고 풍미도 좋았다.

현재 혜미로 제조한 식혜가 시판되고 있으며, 소비자 반응조사(성인 남녀 200명)에서도 혜미로 만든 식혜를 맛본 소비자 75%가 구매 의사를 밝혔다.

한편 군산시는 연 250t가량의 엿기름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는 등 보리원료 생산기반이 탄탄하다. 이를 활용해 군산시농업기술센터(군산농기센터)는 올해 혜미 재배 농가(25㏊ 규모)와 계약재배를 통한 원료곡 약 100t을 확보했으며, 원료곡 전량을 식혜 제조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식혜 제조업체는 기존 엿기름 원료를 국산 혜미로 대체해 올해 엿기름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4배 증가한 80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그간 품종과 용도를 고려하지 않고 일반 보리원료로 만들었던 엿기름과 이를 이용한 식품 제조 품질의 표준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선주 군산농기센터 먹거리정책과장은 “군산시는 표준화된 엿기름 제조법을 접목한 고품질 엿기름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엿기름용 보리 생산에 최적화된 지역”이라며 “안정적인 판로 확보로 재배 농가의 소득 보전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영 농진청 수확후이용과장은 “혜미는 식혜뿐만 아니라 고추장, 한과, 엿류 등 전통식품 제조에 적합하고, 이용 가능성도 크다”며 “앞으로 식량작물의 식품 원료 가치를 과학적으로 밝히는 동시에 산업화 소재로 개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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