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고가 경품 수두룩 영협 전시회, 이래도 되나
[이슈] 고가 경품 수두룩 영협 전시회, 이래도 되나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3.08.25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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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식품·기기전시회, 식자재 업체의 과도한 경품 경쟁 ‘눈살’
관리해야 할 영협 ‘수수방관’… “전시회 목적은 잊었나” 비판도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사)대한영양사협회(회장 김혜진, 이하 영협)가 주최한 ‘2023 식품·기기전시회(이하 전시회)’에서 농업회사법인 ㈜다솔(대표 강승봉)이 골드바를 경품으로 제공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타 업체들도 수십만 원에서 100만 원에 육박하는 경품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들 경품은 대부분 기념품 수준을 넘어 ‘대가성을 지닌 뇌물’에 가깝다는 비판이 거세다.

대한급식신문의 취재를 종합해보면, 전시회에 참여한 M업체는 경품으로 고가의 다이슨 청소기를 준비해 경품으로 내걸었다. 

이 업체는 간단한 퀴즈를 준비해 응모한 영양(교)사들을 대상으로 추첨해 청소기를 제공했다. 다이슨 청소기의 가격은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50만 원에서 최대 120만 원에 달한다. 

또 다른 N업체는 커피머신을 경품으로 제공했다. 해당 제품은 대부분의 사무실에서 월 사용료를 내고 ‘대여’할 정도로 제법 가격이 있는 제품이다. 이 업체 역시 당첨자가 영양(교)사인지를 확인한 후에야 경품을 제공했다. 

대한급식신문이 확인한 이 같은 사례 말고도 대다수 업체들은 영양(교)사들에게 제공할 경품과 기념품, 홍보물을 경쟁적으로 준비해 그야말로 ‘무차별’ 살포했다. 그리고 경품 추첨이 시작되면 해당 부스에만 사람이 몰려 타 부스는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했다는 대기업 소속 영양사는 “조리기구를 바꾸고 식자재 단가를 확인하려고 점심시간에 잠시 방문했는데 부담스런 선물을 내미는 업체가 많아 난감했다”며 “마치 뭘 받으러 전시회에 온 사람인 것처럼 비쳐졌나 싶어 무척 불쾌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소속 영양사는 “매년 식자재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고가의 물품과 샘플 묶음, 기념품 등을 살포하다 보니 올해는 그동안 잠잠했던 기기업체들도 경품 살포에 동참한 느낌”이라며 “영양(교)사들에게 무엇인가 제공하지 않으면 홍보가 되지 않는다는 압박감을 가진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영협은 영양(교)사들에게 최신의 식품과 기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효율적인 급식 관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하는데 이런 목적은 뒷전이 된지 오래”라고 꼬집었다.

전시회를 주최한 영협 측은 “(과도한 경품 제공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업체 이벤트는 참가업체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것이며, 세부 내용은 인지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어 “전시회에 참가하는 업체에게 과도한 홍보 등을 하지 않도록 공지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향후 오해의 소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촘촘하게 관리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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