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는 고된데”… ‘박봉’ 받는 영양사들 
“업무는 고된데”… ‘박봉’ 받는 영양사들 
  • 박준재 기자
  • 승인 2023.09.17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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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임금 통계서 ‘영양사·조리사’ 평균 급여 첫 공개
월 급여, ‘영양사’ 257만3000원… ‘조리사’ 228만2000원
현장 “영양사 처우개선은 언제… 영협 책임도 커” 비판도

[대한급식신문=박준재 기자] 정부가 조사해 발표한 임금 통계에서 영양사·조리사 평균임금이 과도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양사 직군은 통계청의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따라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로 분류되고 있음에도 해당 직업군 평균임금의 2/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임금 격차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장관 이정식, 이하 노동부)는 지난달 29일 직종 중·소분류별 임금 통계를 현재 124종에서 183종으로 세분화해 공표했다. 노동부는 모든 직종별 임금 통계를 확보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실시해왔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서 한국표준직업분류의 대분류 9종 중 4종에 대해서만 소분류 직종 현황을 공개해왔다. 

영양사들의 고된 업무량에도 불구하고 평균임금은 여전히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영양사들의 고된 업무량에도 불구하고 평균임금은 여전히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분류 9종은 ①관리자 ②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③사무종사자 ④서비스종사자 ⑤판매종사자 ⑥농림어업 숙련종사자 ⑦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 ⑧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 ⑨단순노무 종사자이다. 그간 정부는 ③, ⑦, ⑧, ⑨번의 소분류 직종에 대해서만 임금 정보를 제공해 왔으나 지난달부터 ②, ④, ⑤번의 직종 정보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영양사는 대분류 ②번 직종에 포함되어 있으며, 중분류는 ‘보건·사회복지 및 종교 관련직’에 해당된다. 그리고 조리사는 대분류 ④번에 중분류는 ‘조리 및 음식 서비스직’에 포함된다.

노동부가 이번에 발표한 통계는 2022년 실시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로, 조사에 응한 여성 영양사는 2만2357명, 남성 영양사는 170명이었다. 다만 이번 분석에서 남성 영양사는 제외됐다.

통계에 따르면, 여성 영양사의 평균연령은 38.6세, 근속연수는 5.4년이었으며, 월 급여액은 257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월 급여액은 초과근무수당 9만1000원을 더한 금액이어서 실제 평균임금은 더 낮을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영양사의 평균임금이 영양사 직군이 포함된 중분류인 보건·사회복지 및 종교 관련직 평균임금 333만9000원에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반면 같은 중분류 직군인 간호사의 평균 월 급여는 346만7000원이었고, 대분류인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직군의 평균 월 급여는 407만7000원이었다. 

조리사 직군은 영양사와 달리 남성과 여성이 극단적으로 구분됐다. 조리사의 평균 월 급여는 228만2000원이었으며, 남성 조리사는 287만3000원을, 여성 조리사는 207만2000원을 받았다. 즉 남성 조리사의 평균 월 급여가 여성 영양사보다 훨씬 많았다. 다만 이 경우 남성 조리사의 평균 근무시간(170.5시간)이 여성 영양사 평균 근무시간(151.7시간)보다 더 길어 급여가 높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단체급식소를 총괄하는 영양사보다 조리사의 급여가 더 많다는 사실이 일부 확인돼 추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통계를 두고 일선 영양사들은 자신들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처우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지역의 한 산업체 영양사는 “30대 후반의 6년 차 직원에게 250만 원가량의 월급을 주는 기업이 얼마나 있나”라며 “모든 직군의 월급이 다 오르고 있는데 영양사 직군만 멈춰있는 것이 아니냐”고 한탄했다. 

일부에서는 (사)대한영양사협회(회장 김혜진, 이하 영협)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서울지역의 또 다른 영양사는 “영양사 커뮤니티에서는 ‘영양사 처우개선을 위해 영협 가입이 필요하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영협이 영양사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했다면 영양사 급여 수준이 지금처럼 낮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영협은 ‘영양사 직군의 위상강화와 권익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대표 단체’라는 표현을 더이상 쓰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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