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고장난 '급식실 후드' 방치한 교육청 '직무유기'
2년간 고장난 '급식실 후드' 방치한 교육청 '직무유기'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3.11.10 2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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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학비노조, 지난 9일 대구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성토
대구교육청, 2년 후에야 역회전하는 '배기휀' 확인해 재공사 추진
관련 공무원 및 학교 등은 징계처분... 시공업체는 부정당업자 지정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대구의 한 중학교 급식실 환기시설이 부실공사로 후드가 정상 작동하지 않고 있음에도 2년이 지나서야 부실의 원인이 밝혀져 비판을 받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지부장 정경희, 이하 대구학비노조)는 지난 9일 대구광역시교육청(교육감 강은희, 이하 대구교육청) 앞에서 ‘대구교육청 환기시설 부실 공사 방치 규탄 및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의 기자회견 모습.
대구학비노조의 기자회견 모습.

대구학비노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동구 신서동에 있는 A중학교는 지난 2021년 3월부터 8월까지 급식실 현대화공사를 실시하면서 급식실 환기시설도 교체했다. 하지만 교체 후 환기 성능이 극도로 떨어져 조리 종사자들은 눈이 따갑고 숨이 막히는 증상을 호소했다.

A중학교에서 2년 이상 일한 B조리실무사는 “튀김과 전을 동시에 조리하는 날엔 특히 숨이 막히고 눈이 따가울 정도로 환기가 이뤄지지 않았고, 연기 때문에 추운 겨울에도 창문을 열고 일을 해야 했다”며 “학교 측에 이를 여러 번 호소했으나 개선된 것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대구학비노조는 “2022년 대구교육청이 관내 전 학교를 대상으로 후드를 조사했으나 A중학교의 후드 고장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결국 2년이나 지난 올해 6월에서야 고장 사실을 알고 현장 확인 뒤 감사를 실시했다”고 지적했다. 

대구교육청은 감사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사실로 확인하고 해명자료를 발표했다. 해명자료에 따르면, 시공업체가 아닌 배기덕트 전문업체에 정밀점검을 의뢰해 확인한 결과, 전기배선의 연결 오류로 배기휀이 역방향으로 회전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대구교육청은 관리의 부실을 인정하고, 해당 공사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담당 공무원과 A중학교, 교육청 관련 부서를 징계하는 동시에 시공업체는 부정당업자 지정을 요구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자체 점검과 교육청 차원의 합동점검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오는 2027년까지 지역 462개교의 급식실 환기설비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교육하고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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