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교)사 사회 "급식 만족도와 악성 민원이 젊은 생명 앗아가"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지난달 29일 젊은 학교 영양교사 한 명이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사실이 알려져 영양(교)사 사회가 깊은 슬픔에 빠졌다.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 이하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양천구 A중학교에서 근무하는 B영양교사가 지난달 29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향년 33세인 그는 2021년 3월1일자로 임용된 후 줄곧 A중학교에서 근무했다.
A중학교에 근무하면서 각종 민원 등으로 힘들어 했던 B영양교사는 지난해 3월 병가를 냈고, 5월부터는 다시 질병 휴직을 선택했다. 2024년 3월 복직 예정이었던 B영양교사는 예정보다 1개월 일찍 복직을 신청해 2월1일 복직하기로 했으나 복직 4일 남겨두고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다.
영양교사 단체 한 관계자는 "A중학교에 근무하면서 B영양교사가 각종 악성 민원과 급식 만족도 등으로 많이 괴로워 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학부모들은 A중학교 급식을 두고 국민신문고에 집단 민원을 제기하거나 지역 맘카페에서 타 학교급식과 비교한 후 이를 학교 측에 문제 제기하는 경우도 빈번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A중학교는 학생 수가 1400명이 넘고 교직원이 100여 명인데도 식당이 없어 교실배식을 해야 했기 때문에 민원의 빈도가 더 높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건이 알려진 후 (사)대한영양사협회(회장 송진선)과 전국영양교사회(회장 신현미)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두 단체는 성명서에서 "교육급식을 책임지기 위해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으나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선생님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복직을 앞둔 선생님이 어떠한 심정으로 세상을 떠나셨는지 현재 확인되지 않았지만, 불합리한 제도와 비정상적인 상황에 놓여 있었다면 이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당국은 철저한 조사를 통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교육청 대변인실 고위 관계자는 대한급식신문과의 통화에서 "1년간 휴직을 한 상태이고 본인이 1개월 빠르게 복직을 신청했는데 1년 전 제기된 민원 등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단정 짓지는 못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Tel.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