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교사의 증원 시급하다
영양교사의 증원 시급하다
  • 김판숙 전북 삼례중앙초등학교 영양교사
  • 승인 2011.09.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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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테리아

얼마 전 2012년 전국 중등교원 임용시험 공고가 발표됐다. 그 내용을 보며 학교급식 현장의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영양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이번 공고를 보면 영양교육의 중요성과 이를 시행하는 영양교사의 역할을 교육당국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영양교사가 임용시험을 통해 배출된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영양교사가 근무하지 않는 학교가 존재하고 있는 등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지방 읍·면 단위 지역의 학생수가 적은 학교들의 경우 영양교사가 근무하지 않는 관계로 한 영양교사가 순회근무를 통한 공동조리를 시행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순회근무는 한 학교에 적을 두고 근무하는 영양교사가 영양교사는 물론 기간제 영양사조차 없이 조리종사원들만 있는 1-2개 학교를 함께 관리하며 식단을 구성해주고 식단표에 따라 조리종사원들이 조리를 하게 하거나 그것이 어려운 경우 소속학교에서 공동조리를 시행한 후 영양교사가 없는 순회관리 학교에 급식을 배달해주는 형태이다.

또 순회근무를 하는 영양교사는 수시로 자신이 관리해야 할 영양교사가 미배치 된 학교를 찾아 급식과 관련된 각종 위생점검과 조리 전반에 대한 관리, 조리종사원들에 대한 교육 등을 시행해야 한다. 한마디로 1인 3역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청소년들의 건강유지와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영양교육의 부재는 물론 공동조리 후 급식의 배달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온도변화와 이에 따라 초래될 수 있는 식중독에 대한 위험성도 상존하고 있다. 특히 날씨가 고온다습해지는 시기의 공동조리는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실례로 순회근무를 실시하는 영양교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이 급식에서의 식중독 발생이라는 점에서도 그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더욱이 순회근무 영양교사의 경우 소속학교가 아닌 영양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를 순회하고 각종교육 등을 시행해야 인사고과 점수가 반영이 된다. 식수 인원이 많은 소속학교에 신경을 쓰느라 순회근무를 소홀히 할 경우 인사고과에 필요한 점수가 안나오는 것이다.

결국 이같은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다보면 소속학교는 물론 순회근무를 하는 학교의 급식이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양교육은 이미 물 건너 가버리고 자칫 급식의 질저하 마저 초래될 수 있다.

물론 교육청이나 관계기관에서도 이같은 현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양교사의 신규임용 또는 정원의 증원은 수년 째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무엇보다 당장 예산상의 문제와 함께 교사 총 정원제라는 규정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규정 또는 예산상의 이유를 들어 영양교사의 부족현상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학교급식의 질적 향상과 이를 통한 청소년들의 건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 학교급식 시행의 목적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일 수밖에 없다.

당장 특단의 조치를 취해서라도 부족한 영양교사의 증원이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건강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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