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 쌀생산자들과 계약재배 어떠신가요?
모범 쌀생산자들과 계약재배 어떠신가요?
  • 외부기고
  • 승인 2012.02.2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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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테리아 - 최동근 환경농업단체 연합회 사무총장

친환경무상급식을 올바로 실현하기위해 서울의 각 구청별로 친환경쌀 공급자를 선정하는 친환경쌀 품평회가 열리고 있다.

품평회는 전국의 광역 지자체에서 추천한 쌀 공급업체 대상으로 각구청 및 학교관계자, 영양사, 학부모 등이 참여해 지자체별로 설명회(쌀품종, 납품가격, 공급 가능량, 학교급식 납품실적 등)와 시식회(친환경 쌀로 지은 무기명 밥에 대한 평가위원들의 식미평가 결과)를 통해 3~4개 업체가 결정돼 1년~2년동안 해당학교에 공급된다.

이러한 서울의 각구청별 친환경 쌀 품평회를 통해 학교가 자율적으로 쌀공급업체를 선정한 방식은 관계기관 담당자 및 학부모들의 참여를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친환경 쌀을 공급했다는 점에서 상당이 진일보한 것이다.

하지만 친환경농업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선정방식은 결과적으로 공급업체간의 가격경쟁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각 시도에서 추천된 공급업체들이 제시한 공급가격을 보면 무농약 쌀은 20㎏에 46,000~ 64,000원이었다. 평균 무농약 20㎏은 51,900원 정도다. 품평회에서는 공급가격 조건 외에 다른 요인 또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예산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다른 조건이 동일할 경우 결국 가격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품평회에서 탈락한 공급업체가 다른 지역 품평회에 참가할 경우에 가격을 낮춰 제시한다면 이후에는 더욱더 친환경쌀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될 것이다.

지난해 전국 친환경쌀 수매가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무농약 벼의 경우 수매가가 평균 65,000원(40kg 조곡기준) 나타났다. 따라서 도정 및 보관비용과 포장재, 운송비용등을 포함하면 무농약 쌀의 경우 최소한 대략 20kg기준 55,000원선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경쟁입찰방식에 의해 공급가가 제안가격 이하로 떨어질 경우 농업인들에게 수매가 인하 압력이 가중될 수 있으며, 학교에는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그 결과는 친환경무상급식의 좋은 뜻에 손상이 오고 친환경농업의 지속적인 확산에도 어려움이 닥치지 않을까 염려된다.

또한 품평회 방식은 잡곡이나 채소·과일 등에는 가능하지 않으며, 친환경 쌀에 한해서 많이 남는 해에나 가능하다고 예측된다. 그리고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평년작의 30%이하로 생산량이 줄어서 생산된다면 친환경쌀도 학교급식에 안정적인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품평회방식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친환경농산물은 친환경 재배기술을 습득하고 인증을 취득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판로가 확보되지 않고는 일반농업에서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전환한다 하더라도 생산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비산이나, 농업용수 문제, 도정과정에서의 혼입 등으로 인해 잔류농약이 검출될 수 있는 소지가 많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 안에 모범적인 생산자조직과의 계약재배를 실현해야 한다.

서울시내 1~2개 구청이라도 모범적인 생산자조직과의 직거래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시범사업에서 발생된 문제점들을 보완한다면 품평회에서의 한계를 보완하고 올바른 친환경무상급식을 정착시키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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