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외침”… 곪은 상처, 이제 치료해 갈 터
“승리의 외침”… 곪은 상처, 이제 치료해 갈 터
  • 배현주 전국여성노동조합 대구경북지부장
  • 승인 2012.05.21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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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칼럼

대구지역 학교 급식실 조리원들이 전국 최초 파업 5일 만에 단체교섭 타결로 승리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대구경북지부 급식지회 소속 조합원은 2011년부터 8개월에 걸쳐 학교장과 시교육감을 대상으로 공동단체교섭을 했고 지난 30일 대구시교육청을 상태로 파업투쟁을 진행했다. 또 5월4일 시교육청에서 4개학교장과 시교육청이 동반한 가운데 공동단체교섭 합의서에 도장을 찍고 7일부터 정상 근무했다.

이번 파업에 참가한 초·중·고등학교 급식실 조리원들은 평균 10년 이상 근무했으나 비정규직이다. 한 달 꼬박 일해서 약 90만원의 임금을 받고, 상여금이나 수당은 없다. 학교 근무 10년 만에 처음으로 작년 추석에 10만원을 받은 것이 전부다. 대체인력이 없기 때문에 아이가 아프거나 집안 경조사가 있어도 휴가나 병가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교육청에서는 조리원 1인당 초등 130~140명, 중·고등 110~120명의 급식인원을 감당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대부분 중·고등학교 조리원들은 140~200명을 급식하면서 온 몸에 골병이 들었고 그 몸을 이끌고 급식을 했다.

골병든 몸, 90만원의 저임금으로 건강한 급식은 만들어 질 수 없다. 건강한 급식을 위해 조리원들의 최소한의 근무조건이 보장 돼야 한다. 적정인원 배치, 정년 만60세 연장, 유급 병가 6일에서 14일로 확대, 위험수당 월 5만원, 명절비 10만원 이상 인상. 8개월간 단체교섭에서 학교장은 “시교육청이 해결할 일”, 시교육청은 “몇 학교만 해줄 수 없다”라며 모르쇠 일관하며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대화와 교섭으로 최소한의 노동조건을 보장 받으려던 우리는 분노했다. 결국 전국 최초의 파업투쟁을 선언하고 4월30일 급식실을 나와 시교육청 투쟁을 시작했다.

전국적으로 공공기관, 학교 조리원 등 40여개 직종에 비정규직은 약 15만명이다. 대구교육청에 약 7000명의 학교 비정규직이 있다. 정규직과 차별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일하는 사람들을 이렇게 무시 하면서 질 좋은 학교급식은 이루어 질수 없다. 우리 자녀들이 공부하는 학교이기에 약자를 무시하는 잘못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파업을 선택 했다.

우리의 파업은 이미 우리만의 투쟁이 아니었다. 파업 중, 대구교육청은 275일 유급화 시행 공문을 각 학교로 내렸고 학교장들은 조리원들을 직접 불러 275일 시행과 정년 연장을 설명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첫 파업으로 대구시내에서는 학교 비정규직을 대하는 태도가 360도 달라졌다. 이번 파업 과정에 쟁점이 됐던 위험수당 5만원을 시교육청이 내년 3월 전체 대구시교육청 소속 학교 급식실 종사자에게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10년간 여성노조를 하면서 많은 단체교섭을 했지만 급식을 중단 할 수 없어 파업까지 못했고 학교와 교육청은 이를 이용해 늘 착취해왔다. 이제 그 사슬을 끊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도 합법적인 파업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리고 파업 투쟁은 승리했다.

이번 파업에 참가한 급식지회의 한 조합원은 말했다. “우리가 얼마나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일하는지 다들 알면서 매번 예산타령만 한다. 그저 따뜻한 밥을 아이들에게 맛있게 해 먹인다는 즐거움으로 참아왔는데 이젠 참지 않을 것이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우리도 밟으면 꿈틀 한다고, 정규직들과 똑같은 사람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것이다”라고…

파업 투쟁은 우리를 당당한 여성노동자로 단련 시켰다. 여성노동자의 승리, 여성노조의 승리,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승리, 지역 연대의 소중한 승리를 앉고 이제 급식실로 돌아가 더욱 정성껏 급식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당당한 여성노동자로 계속 투쟁하고 전진하겠노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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